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9월 경상수지가 1년 만에 100억달러대 흑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는 25개월 만에 흑자 전환한 반면 여행수지는 큰 폭의 적자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6일 내놓은 ‘2018년 9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9월 경상수지는 108억3000만 달러로 2012년 3월 이후 79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흑자 규모는 지난해 9월(122억9000만 달러) 이후 최대다.

상품수지가 132억4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1위였던 지난해 9월(149억8000만 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추석 연휴가 낀 탓에 상품 수출이 줄어 흑자 규모는 지난해 9월보다 줄긴 했으나 여전히 양호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9월 상품 수출은 1년 전보다 5.5% 감소한 510억8000만 달러, 수입은 3.2% 줄어든 378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는 25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 적자는 11억3000만 달러로, 중국인 일본인을 중심으로 입국자 수가 증가하고, 9월 출국자 수가 80개월 만에 감소해 여행지급이 감소하면서 적자 폭을 줄였다.

운송수지는 3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2016년 8월(2000만 달러 흑자) 이후 25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은 “세계물동량 증가와 해상운임 상승으로 해상운송수지 적자가 줄었고, 입국자 수가 증가하면서 항공여객수입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 감소 여파로 흑자규모가 6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억5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 등으로 5억6000만 달러 적자였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24억7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3억 달러씩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77억2000만 달러 증가했으나 외국인 국내투자는 14억 달러 줄었다.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투자 심리 약화, 외국인 채권투자의 대규모 만기 상환 등으로 외국인 국내투자는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이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연간 경상수지 700억 달러 흑자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글로벌 무역분쟁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