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건설에 또다시 돌발 변수가 생겼다. 본공사에 들어가면 공항 내 민간항공사의 항공기정비(MRO)센터 위치를 옮겨야 해 막대한 추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김해을) 의원은 31일 김해시청에서 허성곤 시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김해신공항과 관련해 국정감사를 벌인 결과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공항 내 대한항공 소유의 MRO센터(칼테크센터)를 불가피하게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애초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제시한 안을 적용하면 V자 새 활주로를 건설함에 따라 항공기(E급 이상 기종) 유도로 신설이 필요하다”며 “새 유도로를 만들면 위치상 칼테크센터 부지 8만9100㎡(2만7000평)를 침범한다. 따라서 이 센터를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도로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한 뒤 승객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운행하는 공항 내 도로를 말한다. 이 같은 사실은 김 의원이 최근 항공기 전문가들과 함께 김해공항을 현장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이어 “칼테크센터 이전을 보상하는 데 국비 50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며 “특히 유도로 신설을 위해 부지를 현 위치에서 서쪽으로 옮겨야 하는데, 마땅한 공간도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대한항공이 10년 단위 계약을 통해 미군 군용기 정비를 맡고 있는데 부지를 이전하면서 계약 파기 등 또 다른 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항공 측은 “우리 회사는 4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영업활동에 장애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김해신공항이 영남권 관문 공항이 되려면 계획된 활주로 길이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현재 V자 활주로 길이를 3200ｍ로 잡고 있지만, 유럽·미주로 가는 중장기 노선 운항을 위해선 3500ｍ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해신공항 건설의 타당성을 조사할 부산 울산 경남 검증위원회가 다음 달 13일 김해에서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는 앞으로 소음 환경 공항시설 운영 등 5개 분야에 걸쳐 정책 검증을 시행한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