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도 19.36%나 떨어져
- 주요국 중 최대 낙폭 기록

미국발 악재에 직격탄을 맞은 코스피지수의 이달 하락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추락 속도 역시 주요국 중 가장 가파른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증시 반전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8일 2343.07(이하 종가 기준)에서 지난 26일 2027.15로 이달 들어서만 315.92포인트(-13.48%)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22.27에서 663.07로 159.20포인트(-19.36%)나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감소 폭은 각각 209조8510억 원과 51조5290억 원에 달했다. 18거래일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261조3800억 원의 시총이 증발한 셈이다.

최근 국내 증시의 급락세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달 코스피 하락률(-13.48%)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23.13%)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다. 월간 코스피 하락률이 이달보다 높았던 사례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0월(-27.25%)과 부실기업 정리 사태를 겪은 1998년 5월(-21.17%), ‘닷컴 버블’의 붕괴 여파가 작용했던 2004년 4월(-15.74%)과 10월(-16.10%) 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

한국 증시의 추락 속도 역시 주요국 중 가장 두드러진다. 특히 코스닥지수의 하락률(-19.36%)은 주요 20개국(G20)을 포함한 전 세계 27개 국가·지역의 30개 주요 주가지수 중 가장 높았다. 하락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대만 자취안 지수(-13.78%)와 비교해 5%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행렬이 최근 증시 급락세를 주도해 ‘셀 코리아’ 가속화의 우려가 크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코스피·3조7900억 원)과 코스닥시장(7109억 원)에서 총 4조5009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아시아 시장 전반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2013년 6월(코스피·코스닥 합산 5조1284억 원 순매도) 이후 최대치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반등을 유도할 ‘호재’가 지금으로선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KB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앞으로 확실한 상승 동력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돼야 ‘약세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