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만 운영 주체 BPA도 참여
- 연구용역·로드맵 등 진행키로
- 항운노조 “논의엔 참여하지만
- 도입 수용 의미라는 것 아니다”

부산항에 첨단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문제를 다룰 노사정협의체가 발족한다. 부산항운노조는 협의체 구성이 무인자동화 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21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정부, 부산항운노조, 부산항만공사, 항만물류협회는 오는 24일 부산해양수산청에서 협약을 체결하고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한다.

애초 부산항운노조는 일자리 대책 없는 무인자동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지만 일단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3월 밝힌 협의체 구성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은 부산항만공사가 추가로 참여한다. 부산항운노조는 항만공사가 부산항 운영 주체인 만큼 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사정협의체는 앞으로 무인 자동화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대상, 방법, 범위, 시기 등을 논의해 구체적으로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협의체가 발족하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한국항만운송노동연구원이 공동으로 연구 용역을 내년 하반기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측과 항운노조 측의 공동 연구를 통해 무인 자동화 시스템 도입의 타당성과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한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노조와 합의 없이 무인 자동화를 강행하지는 않는다는 게 해수부의 입장”이라며 “모든 문제는 노사정협의체에서 논의해서 정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부산항운노조 관계자는 “노사정협의체 구성은 무인자동화 도입을 뜻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노동자의 일자리가 축소되는 일인 만큼 심도 있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인 자동화 항만 시스템 구축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됐다. 해양수산부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개장할 신항 남측의 2-4단계 민자부두(3개 선석), 서측의 2-5단계 부두(5개 선석)에 완전 자동으로 화물을 처리하는 무인항만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부산항운노조는 불과 3~5년 뒤에 개장할 부두에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량 실직사태가 벌어진다며 일자리 대책이 선행하지 않는 자동화는 안 된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또 현재까지 개발된 자동화 기술의 수준으로는 생산성이 반자동화 항만에 못 미칠 뿐 아니라 관련 국산 장비와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외국에 의존해야 하는 등 문제가 많아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항만업계도 비용 대비 생산성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무인 자동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항만업계는 노사정협의체에서 항만 무인 자동화 시스템 도입의 향배가 정해지겠지만 해수부와 항운노조가 종전 입장을 고수한다면 소득 없이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수부는 2021~2024년에 문을 열 신규 부두부터 무인 자동화 도입을 추진하지만 노조는 이들 부두는 반자동화를 유지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고 이후 건설하는 제2 부산신항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