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한경연은 17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설비·건설투자의 급격한 위축 등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연이 올해 1분기 내놓았던 성장률 전망치는 2.8%였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3.0%→2.8%)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0%→2.7%), 골드만삭스(2.9%→2.7%) 등 해외 주요 기관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한경연마저 이에 동참한 것이다.

특히 이날 제시된 한경연의 전망치는 국내 주요 민간 연구기관 중 가장 낮은 것이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등은 상반기에 전망했던 2.8%를 최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투자 위축’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 흐름 약화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4.6%(전년 대비)를 기록했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1.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 둔화와 금리 상승, 무역 마찰 장기화에 따른 추가 설비 증설 유인 부족 탓이다. 지난해 7.5% 증가하는 데 그치며 둔화 추세에 접어든 건설투자 역시 입주 물량 증가와 부동산 억제 정책 탓에 올해 증가율은 -0.5%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 대비)은 9만5000명으로 지난해(31만6000명)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3만6000명이었으나, 하반기에는 5만5000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연간 예상 실업률은 4.0%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해(3.7%)보다 0.3%포인트 높은 것이다.

한경연은 “고용 상황 악화와 시장금리 상승,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국제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은 경제 성장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9%에서 올해 1.5%로 낮아질 전망이다. 성장 둔화에 따른 낮은 수요 압력과 가계부채·고령화 등의 구조적 원인이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킨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다만 한경연은 수출의 경우 당분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의 ‘1등 공신’인 반도체 덕분이다. 한경연은 “미중 간 무역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갔지만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수출 호조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