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BNK저축은행 ‘A’ 확보
- 페퍼·OSB도 최소기준 충족 등
- 20여곳 상품개발 등 사업 추진
- 높은 금리에 시장판도 바꿀 수도

앞으로 퇴직연금 사업자로 저축은행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여 퇴직연금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지주 계열 대형저축은행을 비롯해 20여 곳이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20여 곳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을 준비 중이다. 퇴직연금을 고금리 저축은행 예·적금으로 운용할 수 있게 돼 연간 1%대에 불과하던 퇴직연금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해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자산에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포함했다.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상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은 필수적으로 신용등급 ‘BBB-’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KB저축은행은 최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안정적)등급을 획득했다. A등급은 영업자산 확대에 따른 양호한 수익성 및 적극적인 여신관리를 통한 양호한 자산건전성 유지, 모그룹인 KB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 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페퍼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 등도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투자적격에 해당하는 ‘BBB’(안정적) 등급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부산에 본사를 둔 BNK저축은행 역시 퇴직연금 상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NK저축은행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안정적)등급을 받았다.

연말정산 직전 가입이 많이 늘어나는 퇴직연금 특성상 연말정산 전 저축은행들의 사업 개시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등 대형사들도 신용등급 획득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증권사들과 협의를 통해 본격적인 퇴직연금 상품 출시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업계는 시중은행에 비해 예·적금 평균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퇴직연금 상품 등에 있어서도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퇴직연금은 운용형태에 따라 회사가 퇴직연금 사업자로 금융회사를 여러 개 선정해 운용해주는 확정기여형(DC형)과 회사가 운용을 지시하는 확정급여형(DB형)으로 나뉜다. 퇴직연금 재원을 외부 금융회사에 적립해 운용하는 DB형은 운용손익이 금융회사에 귀속되며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 반면 근로자가 적립금을 운용하는 DC형은 일반 예·적금과 별도로 저축은행 1곳당 예금자 보호 한도가 5000만 원 이하로 제한된다.

해당 저축은행이 예·적금 상품을 제공하면 은행·보험·증권사와 근로복지공단 등 현재 퇴직급여법에 규정된 48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상품을 운용하게 된다. 이는 그동안 저조했던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방안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169조 원을 기록했다. 오는 2020년에는 21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