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만근로자의 재해율(종사자 1000명당 재해발생자 수)이 철도, 도로, 항공분야보다 높지만 예방교육과 관리 체계가 제대로 안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근로자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 및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 내에 전담부서 및 전담 기능 신설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최근 항만근로자 안전을 위한 캠페인을 열었다. BPA제공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동향분석 자료 ‘항만근로자 안전관리 거버넌스 재구축 필요’를 통해 2017년 기준 항만근로자의 재해율은 9.46으로 우리나라 전체산업 평균 4.84의 배에 이른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철도 분야(1.94) 재해율보다 4.9배, 항공운수업의 5.6배, 자동차운수업의 1.5배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산업안전관리 및 감독은 고용노동부가 담당하고 있고 안전관리 예방교육 및 조치, 관리매뉴얼은 비교적 표준화돼있다.

반면 항만하역작업은 화물의 종류와 양태, 화물의 양·적하, 보관방법에 따라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처리절차를 거치면서 장비와 연계된 사망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항만의 특성과 물류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세밀한 분야까지 미세한 예방교육과 관리체계의 구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해양수산개발원 측은 “현행 안전관리 체계에서는 그런 교육과 매뉴얼 작업이 원활하지 못하고, 항만공사(PA)도 올해서야 항만 안전관리매뉴얼 개정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항만공사, 운영사, 항운노조, 협력업체, 고용노동부, 물류협회 등이 개별적으로 항만근로자를 대상으로 교육훈련과 안전관리를 하고 있지만 다른 업무와 병행해 수행하면서 효과적으로 안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특히 협력업체 등이 영세하기 때문에 안전관리에 소홀하고 사업장에서는 상용직원 위주로 안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어 안전 관리가 미흡하다.

이 때문에 해양수산개발원은 항만관련 종사자의 안전의식 향상과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해양수산부 내에 전담부서 및 전담 기능 신설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항만근로자 안전관리 체계를 재구축해 고용노동부의 업무한계를 메워주면서 항만근로자 안전관리관련 지원체계, 관련연구, 표준매뉴얼 작성, 상세교육 및 인력관리 등의 업무를 추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영세한 항만하역관련 산업 및 노동단체, 운영사에 항만 안전관리의 부담을 지우는 대신 안전관리를 공공재적 관점에서 접근해 국가가 안전관리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있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