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원자력 발전 증설계획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성 후보자는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에너지전환은 경제발전에 따른 필연적 흐름으로 세계적인 추세이며 안전하고 깨끗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은 성 후보자가 2006년 산업부 전력산업팀장 역임 당시 원자력 발전과 석탄화력의 대규모 증설을 진두지휘한 경력을 들어 에너지 전환정책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 확대를 추진한 성 후보자가 탈원전을 추진하는 것은 ‘말바꾸기’와 ‘무소신’이라는 비판이다.

성 후보자가 당시 추진했던 발전설비 건설 계획에 따르면 원자력발전 8기(960만kW), 석탄발전 14기(948만kW), LNG발전 17기(1025만kW)로 총 2933만kW에 달한다. 여기에 2020년까지 원전과 석탄, 그리고 LNG 등 3대 주요 전원을 위주로 전원구성 및 발전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산업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 측은 “성 후보자는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기획부터 수립까지 정책 전반을 책임진 산업부 전력산업팀장이었다”며 “당시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원전 폐지계획은 없었고, 국제사회 환경규제 대응에 원자력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 후보자는 “과거 원전을 확대하는 내용의 3차 수립계획에 반영된 설비는 대부분 2차 수급계획에서 이미 확정된 설비이고 3차 수급계획에서 신규로 추가된 설비는 석탄 3기와 액화천연가스(LNG) 5기 정도”라고 반박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백운규 장관이 고리1호기 폐쇄, 원전 신규 건설 취소 등 큰 역할을 하고 자리를 물려주기 때문에 성 후보자는 남은 과제를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지원사격했다.

때문에 19일 성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편 성 후보자는 이날 서면질의서에서 심야 시간대의 산업용 전기요금 조정을 시사했다. 성 후보자는 “심야 시간대의 조업 쏠림 현상과 기업 간 형평성 문제 해소를 위해 산업용 경부하 요금 조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