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 금융투자협회)

정부가 보증하는 국채와 특수채 발행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이들 채권의 발행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나랏빚’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 재정 악화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7일 국채와 특수채 발행잔액 합계가 1000조209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1000조 원을 돌파했다고 13일 밝혔다. 국채는 671조6411억 원, 특수채는 328조5682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가가 발행하는 두 채권 잔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말만 해도 427조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4년 말 801조 원, 2015년 말 879조 원, 2016년 말 918조 원, 지난해 말 953조 원 등으로 늘었고 결국 이번에 1000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국채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는 중앙정부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무증서를 의미한다. 지난 7일 기준 국채 잔액(671조6411억 원)은 지난해 말보다 56조 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8월 7일 국채 잔액(626조 원)이 2016년 말보다 45조 원 늘었던 것과 비교해 증가 폭이 훨씬 크다.

이는 정부가 국가의 부채 상환 규모를 대폭 줄인 탓이다. 올해 초부터 지난 7일까지 국채 발행액은 83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6조원)보다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상환액은 27조 원으로 전년 동기(41조 원) 대비 34.1%나 급감했다.

KB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정부가 국채를 덜 상환한 것은 자금을 다른 곳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