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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친환경 ‘조립형 신발’로 세계 향해 달린다

이너스코리아 김규덕 대표

  • 국제신문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8-08-07 18:42:4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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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디다스 등 디자인 맡아 오다
- 제품에 접착제 전혀 사용 않는
-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신발 개발

- 소비자가 직접 신발 만들고
- 1만 가지 넘는 색깔 활용해
- 취향 맞춰 다양한 연출 가능
- 세계 3대 디자인상 등 휩쓸어
- 미국 일본 등 수출 문의 쇄도

부산에서 접착제를 쓰지 않고 친환경 조립 신발을 만드는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의 ㈜이너스코리아 이야기다. 1996년 설립된 이너스코리아는 디자인 업체로 시작해 2014년부터 친환경 조립 신발 ‘케이아이 에코비(KI ecobe)’를 만들고 있다.
   
지난 2일 부산 부산진구 한국신발관에 이너스코리아의 ‘케이아이 에코비’가 전시돼 있다. 1996년 설립된 이너스코리아는 신발 디자인 업체로 시작해 2014년부터 친환경 조립 신발 케이아이 에코비를 만들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어떻게 접착제를 쓰지 않고 조립식 신발을 만들까. 케이아이 에코비는 신발 밑창, 내부 부츠, 신발을 감싸면서 모양을 잡아주는 틀, 신발 끈, 깔창 등 크게 5개로 나누어져 있다. 신발 밑창에 부츠를 넣고 신발 아래쪽부터 모양을 잡아주는 틀을 끼워 신발 끈을 묶으면 접착제 없이도 근사한 신발이 완성된다.

지난 2일 부산 부산진구의 이너스코리아 본사에서 이 회사 김규덕(52) 대표가 케이아이 에코비 조립을 손수 보여줬다. 김 대표는 “일반 신발은 장벽이 너무 높아 진입하기 힘들었다. 대신 친환경 조립 신발은 어디에도 없는 아이템이라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친환경 조립 신발의 탄생

경남 밀양 출신으로 동명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김 대표는 1996년 디자인 업체 이너스코리아를 설립했다. 부산 디자인 사업 1세대인 김 대표는 사업 초기 각종 디자인 사업으로 회사를 꾸렸다. 특히 부산에서 특화된 신발 산업과 함께 아디다스, 리복 등의 브랜드 디자인을 주로 맡았다.
   
이너스코리아 김규덕 대표
김 대표는 “디자인만 가지고 사업을 하면서 부가가치가 제한적이란 것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창의적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 상품화 해보고 싶었다”면서 “그때 신발 공장의 열악한 환경이 떠올랐다. 디자인 사업을 하면서 자주 신발 공장을 다녔는데 작업 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신발 공장 작업 환경이 개선되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제대로 된 환기 시설조차 갖추지 않고 신발을 만드는 곳이 많았다. 작업자들은 환기가 잘 안 되는 공장에서 본드 등 화학 성분을 다루며 하루 8시간 넘게 일했다.

김 대표는 “내가 아무리 신발을 좋아해도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본드 냄새를 이렇게 많이 맡으면 나중에 골병들지 않겠느냐”면서 “접착제가 신발 공정에서 빠지면 자연스레 작업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친환경 조립 신발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다. 노력 끝에 탄생한 첫 제품은 ‘케이아이 엑스트랩 네오(KI xtrap neo)’로 라푸마 브랜드와 협업한 신발이었다. 당시 신발 밑창과 중간 소재를 조립해 접착제를 절반 정도 쓰지 않았다. 이 신발이 2015년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제품부문에서 최고상인 ‘Best of Best’를 수상하면서 김 대표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기아나 LG 등 대기업만 받던 상을 우리가 받아 처음엔 놀랐다. 이후 친환경 조립 신발이 세계에서 통할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세계가 인정한 케이아이 에코비

이너스코리아는 2015년 중국 푸젠성 산업디자인 대회에서 ‘케이아이 에코비’ 디자인만으로 대상을 받았다. 디자인으로 먼저 인정받은 케이아이 에코비는 본격적으로 제품화됐다. 이후 케이아이 에코비는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 독일 잇 어워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 3대 디자인상을 휩쓸며 승승장구했다.

김 대표는 케이아이 에코비를 설명하면서 사람 중심, 재활용, 자기만족 등 3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우선 신발 제조 공정에서 접착제가 쓰이지 않다 보니 작업자들이 유해환경에 노출되지 않는다. 또 신발 전체를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여기에 소비자가 1만 가지가 넘는 색깔로 자신만의 신발을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세계에 통할 것이란 김 대표의 예상도 적중했다. 2017년 6월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진출한 케이아이 에코비는 3만 달러(약 3300만 원)의 목표를 초과 달성해 6만6000달러(약 7400만 원)를 달성했다. 미국 등 45개국에서 500여 명의 소비자가 케이아이 에코비를 구매했다. 현재까지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수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이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다. 앞으로 아동용으로 친환경 조립 신발을 만들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도 힘써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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