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사정 잘 아는 실무자 와야”

부산경제진흥원의 새로운 수장으로 교수 출신이 하마평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부산경제진흥원은 부산발전연구원과 같은 연구기관이 아니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기업 현장을 잘 모르는 교수가 새 원장으로 오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9일 부산경제진흥원에 따르면 오는 9월 30일 현 김병추 원장의 임기가 끝난다. 김 원장은 지난달 지방선거 이후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들과 함께 사표를 냈다. 김 원장의 재임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차기 경제진흥원장으로 경남고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교수 출신을 비롯한 몇몇 교수진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한 지역 경제계는 당장 반발하고 있다. 시의 각종 경제정책을 집행하는 경제진흥원장의 역할을 교수가 해낼 수 있을지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부산지역 주력 산업인 조선해양기자재, 자동차부품 업계 등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제진흥원장마저 기업 현장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업계는 첨단산업과 연계해 지역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남북 경제협력시대를 선도해 나가야 할 중차대한 시기라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낸다. 지역 한 기업 대표는 “새 원장으로 교수가 온다면 축구선수를 농구장으로 내보내 농구를 시키는 꼴이다. 기업 현장의 사정을 잘 모르는 교수가 부산 경제가 직면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그동안 현장 업무에 능숙한 기업인 출신들이 경제진흥원장을 맡아왔다. 2008년부터 4년간 1대 원장을 지낸 윤창현 전 원장은 삼성전자 출신이다. 윤 전 원장은 197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해외사업, 상품기획, 인도·중국 법인장 등을 두루 거쳐 고문까지 올랐다. 2대 원장이었던 차재주 전 원장은 1981년 부산은행에 입사해 지점장, 부행장보를 맡은 기업인 출신이었다. 현 김 원장도 1999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2008년 금호타이어 사장 등 기업인의 행보를 이어가다 2014년 부산경제진흥원장에 부임했다.

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 상황에 지역경제 살리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업가 출신의 경제 수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