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직접 결제 시스템
- KFC·맘스터치도 설치 가세

- 대형마트·편의점 도입 서두르고
- 카페는 실외에 주문기 두기도

최저임금이 해마다 오르는 가운데 편의점·패스트푸드점의 무인 시스템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무인 계산 혹은 주문 기기를 늘려 점원 수를 줄이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10~20대 아르바이트생이 집중된 업종의 무인화를 확산시키면서 일자리 감소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부산 부산진구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고객이 무인 주문기를 이용해 식사를 고르고 있다. 인건비가 오르면서 패스트푸드점은 물론 대형마트·편의점 등의 무인 시스템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권용휘 기자

■최저임금 인상에 무인 시스템 가속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패스트푸드 브랜드 롯데리아의 매장은 1348개다. 점포의 절반 이상에 무인주문기가 있다. 점원을 마주하지 않아도 스크린만 몇 번 두드리면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2015년 80개이던 무인주문기는 현재 776개로 늘어났다. 무인 매출 비중도 2015년 8.6%에서 올해 40%대를 기록했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조사한 결과 무인기계가 아르바이트생을 가장 빨리 대체할 업종으로는 카페 등 외식업체(38%)가 1위였다. 편의점(25.6%)과 생산기능직(18.2%)이 뒤를 이었다. 아르바이트생 비중이 매장 직원의 90%를 넘는 패스트푸드업체들은 일찌감치 이에 대비해왔다.

440개 매장을 운영하는 맥도날드는 220여 곳에 무인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버거킹은 309곳 중 150여 곳, 맘스터치도 1130곳 중 20여 곳에 무인 시스템을 들였다. KFC는 190개 점포 중 3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버거와 치킨을 파는 브랜드 ‘맘스터치’ 역시 지난 5월 경기도 파주와 전남 여수 등 중소도시 매장 20여 곳을 시작으로 무인 키오스크를 본격 도입했다. 키오스크는 메뉴와 포장 여부 등을 선택하게 돼 있고, 신용카드·교통카드 등 다양한 수단으로 결제도 가능하다. 점원을 구하기 어려운 매장의 운영 효율도 높일 수 있어 전국 1130여 개 가맹점에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KFC 역시 지난해 서울 홍대입구역점과 서울역점 등 5곳을 시작으로 키오스크 도입을 시작으로 모든 매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편의점·대형마트 확대, 관련주 급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카페 업종도 무인 기기가 사람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900원 아메리카노를 전략 상품으로 내건 카페 프랜차이즈 커피만은 키오스크를 아예 카페 밖 건물 벽에 내놨다. 과일 주스 등 음료를 파는 프랜차이즈 쥬씨의 키오스크 도입 가맹점도 지난해 10월 2개에서 올해 33개로 늘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도 무인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이마트 144개 중 40개 점에서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도 10개 점포에서 87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 씨유(CU)는 현재 무인결제매장 3곳을 연내에 10곳으로 늘리고, 세븐일레븐도 2곳인 무인점포를 계속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무인 점포를 늘리는 데는 비용 탓에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셀프계산대는 원하는 점주가 적지않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 기기 관련 회사들의 주가도 급등세를 보였다. 임금 부담이 커진 유통업계가 무인자동화 기기 도입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해당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반사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케이씨에스는 지난 16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전날에도 10% 넘게 오르며 6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케이씨에스의 사업 중 키오스크 단말기 부문이 갑자기 주목을 받으면서 평소 4만~5만 주에 불과했던 하루 거래량은 800만 주까지 불어났다. 이밖에 키오스크와 무인주차장 사업을 하는 한국전자금융, 자동화기기 사업을 하는 로지시스의 주가도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각각 17.3%, 48.9% 급등했다.

대형 외식업체 관계자는 “법정 최저임금 인상은 당연히 지켜야 한다. 잘 대비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