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서구 조선기자재 엠씨엠
- 얼음물·음료·화채로 더위 식혀
- “내주부터 단축·심야근무 추진”
- 공사장서도 땡볕 아래 구슬땀
- 협성건업 “수박값만 3000만 원”

- 마트·은행 등엔 더위피서객 북적
- 오리·장어 등 보양식품 판매 불티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산업 현장의 여름나기가 버겁다. 공장과 건설현장 등에서는 하루종일 차가운 물과 음료로 열기를 가시려 노력하지만, 30도가 넘는 폭염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18일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의 자동차 부품 및 조선기자재 제조 기업 ㈜엠씨엠(MCM) 현장 직원들이 은색 방열복을 입고 주조 작업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18일 오후 1시 뙤약볕이 내리쬐는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의 ㈜엠씨엠(MCM) 공장. 자동차 부품과 조선기자재를 정밀 주조하는 엠씨엠 공장 직원들은 이날 34도의 불볕더위에도 은색의 방열복을 입고 쇳물을 붓고 있었다. 1000도가 넘는 소성로에서 빨갛게 달아오른 모래 거푸집을 꺼내 1650도에서 끓인 쇳물을 붓는 작업이 반복되자 직원들의 온몸이 금세 땀으로 젖었다. 현장의 체감 온도는 50도를 훌쩍 넘었다.

엠씨엠 현장 직원들에게 차가운 물과 음료수가 전달됐지만, 공장의 열기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다만 3년 전 강서구 녹산산단에 있을 때보다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공장 외벽이 셔터 형태로 제작돼 외부의 시원한 바람이 훨씬 잘 들어온다. 엠씨엠 김정용 이사는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다음 주부터 2시간 정도 단축 근무를 진행하고 직원들과 상의해 주간 대신 야간 근무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수박 화채나 아이스크림 등을 계속 전달해 무더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건설 현장도 무더위에 비슷한 상황이다. 부산지역 건설사 협성건업은 매년 여름이면 자사의 현장 근로자들에게 수박을 제공하고 있다. 현장이 많다 보니 수박 값으로 사용하는 비용이 한 해 3000만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교통공사는 현재 진행 중인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에 햇빛을 막는 가림막을 씌우는 한편, 냉수와 염분 등을 작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해운대구 엘시티 공사 현장에는 현재 2000명의 건설 노동자가 투입되고 있다. 38도 이상이면 작업이 중단되지만, 아직 작업이 중단된 적은 없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제빙기를 설치해 직원들이 얼음을 가지고 고층에 올라갈 수 있도록 조처하고 층마다 휴게실을 만들어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형마트나 은행의 경우 냉방 시설이 잘 갖춰져 쉼터 역할을 했다. 최모(72) 씨는 “최근에는 친구와 약속장소를 잡을 때 가까운 은행지점에서 만나자고 한다”며 “간단한 은행 업무도 보고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가기 위해서 은행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부산은행 한 관계자는 “이번 주 내내 불볕더위가 이어져 평소보다 지점을 방문하는 손님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마트에서는 닭, 오리, 전복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식품관의 최근 일주일간(지난 11~17일) 닭, 오리, 전복 매출은 전주와 비교해 2배 넘게 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산지역 이마트의 보양식품 관련 매출을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 분석한 결과 오리와 손질장어 등의 매출은 각각 155.7%, 19.4% 올랐지만, 삼계탕의 주재료로 쓰이는 닭과 전복 매출액은 각각 7.7%, 0.5%씩 떨어졌다.

권용휘 김미희 민건태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