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사는 강 모 씨는 전세 계약금을 받아 집안 씽크대 밑에 보관하던 중 누수로 돈이 훼손돼 2945만원을 교환했다.

부산의 하 모 씨는 돼지저금통에 보관 중이던 돈이 화재로 훼손돼 190만원을 교환했다.

이처럼 불에 타거나 찢겨 폐기한 손상 화폐가 올 상반기에만 2조원이 넘었다. 폐기된 손상 화폐를 새 화폐로 대체하는 데 드는 비용만도 3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중 손상 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를 보면 올해 상반기 한은이 폐기한 손상 화폐는 2조21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7077억원보다 3137억원 늘었다. 직전분기 2조616억원보다는 402억원 줄었다.

손상 화폐 중 지폐는 2조203억원(3억장)으로 집계됐고, 동전은 11억2000만원어치(2000만개) 폐기됐다.

교환 건수는 2470건으로 전 분기보다 239건(10.7%) 늘었다. 건당 평균 42만원씩 교환한 셈이다.

손상 사유로는 습기나 장판 밑 눌림 등에 의한 경우가 교환액의 53.2%에 달해 가장 많았다. 불에 탄 경우는 34.2%, 칼질 등에 의해 조각난 경우 4.9%로 조사됐다.

손상 화폐의 교환을 의뢰하더라도 액면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폐가 앞뒷면을 모두 갖추고 남은 면적이 원래 크기의 3/4 이상이어야 액면 금액 전액을 교환할 수 있다. 남은 면적이 3/4 미만∼2/5 이상이면 반액만 인정받는다. 2/5 미만이면 무효 처리돼 교환받을 수 없다.

올 상반기 일반 국민들이 한은에 교환을 의뢰한 손상 화폐의 액면 금액은 10억8100만원이었으나 의뢰인이 실제 교환한 금액은 10억2800만원에 그쳤다.

한은은 “현금을 장판 밑이나 항아리, 땅속, 전자레인지 등에 보관하거나 현금을 보관한 옷을 세탁하는 등 화폐 사용 습관 때문에 화폐가 손상돼 교환한 경우가 76.1%(교환 건수 기준)에 달한다”며 “화폐 사용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손상화폐 사례 -한국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