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각설에 주가 한때 20% 올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17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하버드·북경대 초청 한미중 3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SK도 이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한 언론은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최근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정식으로 제안했고, 사내 전략위원회에서 이를 공식 논의했다”고 전했다.

재계 및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차입금 부담으로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그동안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SK그룹이 가능성 있는 인수 주체로 거론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이 직접 선을 그은 것처럼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각을 고려할 정도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상황이 긴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인수 추진설의 배경이 된 ‘차입금 부담’과 관련해서는 “상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지만 이 또한 큰 무리는 없을 전망”이라며 “금호아시아나 사옥(서울 광화문) 매각에 따른 유동성 확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차입금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17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매각’ 보도가 나온 오전 한때 20%까지 올랐으나, 최 회장이 공식 부인한 이후 급락세를 보이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99%(125원) 상승한 4300원을 기록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