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 등에 지원하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지촉금)의 규모가 부산 울산 경남지역은 다른 시·도에 비해 월등히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수도권 소재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더라도 부산과 울산 경남은 외면하고 있다는 것으로, 그만큼 산업 경쟁력이 뒤처져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 등 자치단체는 열악한 일자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수도권 기업을 유치하려는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산업자원통상부는 최근 2018년도 2차 지촉금 심의위를 열어 2분기에 총 21개 기업에 660억여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지촉금은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 및 신·증설, 국내 복귀, 개성공업지구 현지기업의 대체투자, 조선기자재업체 사업다각화 등을 위해 기업이 투자할 경우 토지매입비는 최대 40%, 설비투자비는 최대 24%까지 투자지역 및 기업규모에 따라 각각 차등 지원하는 제도다.

2분기 심의 결과 울산에 투자하는 2개 기업에 56억 원, 부산 1개 기업에 1억800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남에 투자하는 기업은 한 곳도 없어 부울경 지역은 3개 기업에 총 57억8000만 원으로 전체 지촉금의 10%에도 못 미친다. 반면 전북은 6개 기업에 231억 원, 충남 2개 기업에 120억 원, 경북 3개 기업에 89억 원, 전남에도 3개 기업에 69억 원이 지원된다. 보조금의 3분의 2 이상이 중부권에 쏠려 있다. 지촉금은 지난 1분기에도 총 458억 원 가운데 경남은 20억 원, 부산은 4억2000만 원에 불과했고, 울산은 투자기업이 없어 지촉금이 ‘0원’이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10년간 지촉금 지원 규모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촉금이 부산과 울산 경남은 각각 577억 원, 86억 원, 524억 원으로 충남(1942억 원) 충북(1306억 원) 전북(1306억 원) 등지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산업부는 수도권과 물리적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투자를 기피한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촉금 쏠림 현상은 중앙정부와 지역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5월 조선업 위기 지역인 경남 통영·거제·고성·창원 진해구·울산 동구 등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지촉금을 대폭 올렸다. 그렇지만 부울경 지자체는 이를 적극 홍보하는 등의 대응을 제대로 못 한 것이다. 실제로 전남 목포에 투자하는 기업 2곳은 이번에 기존보다 상향조정된 비율이 적용돼 지촉금 54억 원을 지원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 자체 기금을 조성하는 등 열심히 기업유치 활동을 하고 있지만, 산업단지의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