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정책을 책임지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대내외 경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우리경제의 하방 리스크에 공감했지만 최저임금의 영향도에 대해서는 인식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이날 한국은행 본점에서 이주열 총재와 조찬 간담회를 갖고 최근 고용 부진 등으로 민생경제가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 위험요인도 상존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하반기에 있을 경제운용 하방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며 “무역마찰을 비롯해 국제무역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최저임금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대내 변수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앞으로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며 “글로벌 무역분쟁 전개 상황에 따라 국내 경제가 수출, 투자, 고용 등 각 부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김 부총리가 언급한 최저임금의 경제 영향도에 대해 “내년 취업자수 20만명대 증가 전망이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으로 크게 바뀐다고 할 순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양측이 처한 현실이 다른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를 제안한 기재부는 경제지표가 대부분 악화된 상황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운영방안을 내놔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전망을 3.0%에서 낮출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부총리는 “잠재성장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하방 위험요인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하방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한은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경제 위험요인은 있지만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은은 최근 통화정책방향에서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무역분쟁 와중에도 금융·외환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두 수장의 간담회는 석 달 만에 이뤄진 것으로 기재부에서 김 부총리 외에 고형권 1차관, 김용진 2차관, 이찬우 차관보, 황건일 국제경제관리관이 참석했고 한은에서 이 총재 외에 윤면식 부총재, 허진호 부총재보, 유상대 부총재보, 정규일 부총재보가 배석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16일 남대문 삼성본관빌딩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조찬회동 후 기자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