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직원이 허위서류로 아파트를 분양받고 퇴직자의 부당 취업을 도왔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 본부장급 임원은 2013년 5월 대구혁신도시 내 2억5000만 원 상당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이 임원은 아파트 특별공급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상급자의 직위를 이용 ‘주택특별공급 확인서’ 발급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확인서 발급을 강요해 분양받았다.

현직 처장은 2017년 11월 가스공사 퇴직자로부터 허위경력을 담은 확인서에 가스공사 직인을 날인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부하 직원에 이를 지시했다. 이 퇴직자는 감리업체에 취업했다. 권익위는 날인 과정에서 허위문서 발급 및 행사 의혹이 있다고 보고 경찰청에도 이 사실을 통보했다.

사고 축소도 있었다. 2014년 10월 통영기지본부 직원들이 드레인 피트 공사를 하던 중 계통설비 오조작으로 민간인 굴삭기가 침수된 사고가 발생했다. 통영기지본부장은 문책을 우려해 사고를 축소하고 본사 인사위원회 심의 없이 자체적으로 관련 직원 5명을 징계 처리했으며 감사실에 보낸 사고처리 결과 보고서가 반송되자 문서를 전산망에서 삭제했다.

권 의원은 “가스공사가 내부 신고를 수차례 묵살하는 바람에 수년 전에 발생한 비리가 이제 권익위 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등 가스공사의 자정 능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스공사 비리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지난 4월 조사 결과를 가스공사 감독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에 통보하고 관계자 징계,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한국가스공사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통보받은 행동강령 위반 사실의 대부분은 이미 조사 또는 징계조치가 완료된 사안”이라며 “추가로 통보된 사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