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서 차 조심해라. 신호등은 파란불 들어오면 건너고!” 어릴 적 집을 나설 때면 엄마가 꼭 한번 했을 법한 말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보니 모든 파란불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가상화폐 시장을 비롯해 주식 시장 등에서는 ‘파란불’이 하락세를 가리킨다. 멈춰서야만 할 것 같은 ‘빨간불’은 가격 상승을 가리키니 반가운 소식인 셈이다. 22일 가상화폐 시장에는 온통 파란불이 떴다. 투자 전문가들은 예로부터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라”고 말해왔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보다 더한 공포가 올 지도 모른다는 심연 같은 두려움 때문이며, 환희의 순간이 지속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다.

전날 가상화폐 시장의 시세는 한 차례 폭락하더니 금새 회복세를 맞았다.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해킹소식이었다. 하지만 시세회복의 원인도 마찬가지로 풀이된다. 빗썸 측이 해킹된 고객의 자산을 배상하겠다는 발표가 폭락을 막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다음날인 오늘(22)일 오전과 오후 들어 한 차례씩 하락세가 찾아들었다. 오전 9시께 한번 그리고 4시께 한번. 먼저 온 하락세는 차츰 회복세를 맞는가 싶더니 4시께부터 거침없이 속도를 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가상화폐 종목별 방어선’ 등을 언급하며 특정한 가격대 이하로 시세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일견 사실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적당한 가격까지 시세가 하락한다면 더 없이 좋은 투자의 기회가 분명하다. 시세창이 온통 푸른빛으로 물드는 그 순간이, 그 기회일 것이다. 하지만 파란불이 켜진 그 순간 시장에 진입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움은 어릴 적 들었을 지도 모를 엄마의 말 때문인지도 모른다. “파란불 들어오면 조심해서 건너고”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