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총수 일가에 통행세 방식으로 10년 넘게 부당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액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총수일가 등 6명이 검찰에 고발되는 등 고강도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LS전선(현 (주)LS)이 LS니꼬동제련(이하 LS동제련)에 지시해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LS글로벌)를 장기간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259억6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 LS, LS동제련, LS전선 법인과 함께 그룹 총수인 구자홍 LS동제련회장, 구자엽 LS전선회장, 구자은 LS동제련 등기이사, 도석구 LS동제련 대표이사, 명노현 LS전선 대표이사, 전승재 전 LS동제련 부사장 등 개인 6명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LS는 2005년 총수일가와 공동출자해 LS 글로벌을 설립, 2006년부터 최근까지 그룹 내 전선계열사 주거래 품목인 ‘전기동’(동광석을 제련한 전선 원재료) 거래에 LS글로벌을 끼워 중간 이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통행세를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LS글로벌은 LS전선이 51%, 총수일가 3세 12인(49%)이 출자한 회사다. LS전선은 그룹 내 전선 계열사 4곳(LS전선·가온전선·JS전선·LS메탈)이 같은 그룹내 전기동 생산업체인 LS동제련으로부터 전기동을 구매할 때 LS글로벌을 끼워 넣고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LS글로벌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영업이익의 31.4%, 당기순이익의 53.1%에 달하는 130억원이라는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 이 과정서 LS글로벌은 거래 조건을 협상하지 않고, 운송·재고관리도 하지 않는 등 실질적 역할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 LS전선은 해외 생산자 등으로부터 구매한 수입 전기동도 LS글로벌을 거래중간에 끼워 넣고, 통행세를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도 LS글로벌은 해외 생산자 등과 가격을 협상하거나 결정하지 않고 LS전선이 했다.

이처럼 10년이 넘는 부당 지원행위로 인해 LS글로벌 및 총수일가에 막대한 부당이익이 귀속됐다. 2006년 이후 LS동제련과 LS전선이 제공한 지원금액은 197억원에 이르며, 이는 LS글로벌 당기순이익의 80.9%에 달한다.

공정위는 LS글로벌 지분을 소유하던 총수일가 12명이 일감 몰아주기 과세 시행 직전인 2011년 11월 지분 전량을 LS에 매각, 투자금액의 19배에 달하는 총 93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LS글로벌이 (주)LS의 100% 자회사가 된 후에도 부당지원이 계속돼, 총수일가가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LS전선이 조사과정에서 내부 품의서의 핵심내용을 삭제하는 등 허위자료를 제출한 행위에 대해 법인과 해당 직원을 별도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같은 공정위 제재에 LS그룹은 “통행세 거래가 아니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LS측은 이날 자료를 내고 “LS글로벌은 그룹의 전략적 원자재인 동(전기동)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공급사와 수요사가 정상거래를 통해 모두 이익을 보았고, 피해자가 없어 부당지원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