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銀 카드·적금상품 판매
- 문화계 넘어 산업 전반 확산 양상

국내 산업계와 금융권 등이 미국의 음반시장을 점령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하 BTS)을 앞세워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특히 일부 업체는 자사의 주력 제품이 장기 부진을 겪는 상황이어서 BTS 마케팅을 부진 탈출의 ‘터닝 포인트’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문화 콘텐츠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던 BTS 효과가 주식시장을 넘어 산업계 주요 분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LG전자는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의 미국 출시에 맞춰 BTS의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G7 씽큐는 1일(현지시간)부터 미국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정식 출시일은 일주일 뒤인 오는 8일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4월 BTS를 자사 스마트폰의 새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그간 LG전자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자사 광고에 노출시킨 빈도가 삼성전자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BTS의 인지도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 5월 초 진행된 G7 씽큐의 국내 예약판매 실적이 전작보다 개선된 것도 새 광고모델인 BTS의 효과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LG전자는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그간 우리가 제작해 온 스마트폰은 우수한 성능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 탓에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번에는 글로벌 고객을 잡기 위해 TV와 SNS 등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인 넷마블은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한 게임 ‘BTS 월드’를 올해 상반기 출시한다. 넷마블은 이를 계기로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과 유통업계도 BTS 마케팅이 한창이다. KB국민은행은 BTS 이미지가 프린트된 체크카드와 적금 상품 등을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BTS가 출연한 ‘KB스타뱅크’ 광고 조회 수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 1000만 뷰를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BTS를 홍보 모델로 선정한 롯데면세점은 이달 22일과 23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패밀리콘서트 좌석을 예년보다 30%가량 늘렸다. 코카콜라도 BTS가 등장하는 러시아월드컵 TV 광고를 최근 공개했다. 인터넷쇼핑 플랫폼 ‘G마켓’에서는 지난 4월 29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국내 음반·도서를 구입한 외국인이 전년 동기 대비 106%나 늘었다. G마켓 관계자는 “BTS 효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석주 김미희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