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소득 양극화가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고령화·경기 문제로 원인을 돌렸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률 악화가 부른 결과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24일 통계청이 공개한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전체 가계당 월평균 소득은 476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3.7% 증가한 액수다. 실질 소득도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났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다가 지난해 4분기에 1.6% 증가하면서 증가세로 반전했다. 2분기 연속 증가일뿐 아니라 2015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2%대를 기록했다.

특히 정부의 무상복지 정책과 관련 있는 이전소득은 58만96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나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근로소득은 지난해 대비 6.1% 증가한 320만4700원을 기록했다. 도시지역 근로자가구의 가계소득은 567만2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재산소득은 3.4%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특히 도시근로자가구의 재산소득은 23.7% 감소했다.

하지만 소득 양극화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8.0% 감소한 128만67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1015만17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가계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은 5.95배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시작 이후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계층의 평균소득을 1분위 계층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며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하다는 의미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퇴직가구가 1분위에 많이 편입되면서 1분위 소득이 급감한 것 같다”며 “경기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전혁 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영세상공인, 소기업부터 고용을 줄이고 있고 가족 구성원으로 고용을 대체하거나 사업을 접는 사람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