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계 인사 조문 줄이어
- 고인 뜻 따라 조용함 유지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가 ‘소박’과 ‘겸손’ 등 고인을 관통하는 키워드와 맞물려 각계로부터 귀감을 사고 있다. 재계 서열 4위 총수의 빈소는 정·재계의 끊이지 않는 애도 물결 속에서 비교적 조용하고 검소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빈소를 조문하고, 구본능(오른쪽) 희성그룹 회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한 구 회장의 장례는 소탈하게 살아온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해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배제한 채 비공개 3일 가족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재계 총수의 장례가 ‘5일 회사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누구에게도 번거로움과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것이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는 수많은 정·재계 인사가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2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조문했고, 앞서 20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총수들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들 역시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춰야 한다는 마음으로 비교적 조용하게 빈소를 찾고 있다.

빈소에 놓여진 조화도 문재인 대통령, 고인의 사돈기업인 허창수 GS그룹 회장, 5촌 기업인 구자열 LS그룹 회장, LG 임직원 일동 명의 등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재계 관계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겸손과 소탈 등 구 회장의 생전 생활관이 장례식장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 회장의 발인은 22일 오전 엄수된다. 이 역시 비공개로 치러진다. LG그룹 관계자는 “유해를 화장하기로 결정했다”며 “장지는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