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사고 개연성 곳곳에 잠복
- 안전 통합 관리기관 서둘러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 연안여객선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한 데다 국가 기간 교통체계나 대중교통수단으로 포함되지 않아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과 통합관리를 담당할 ‘해상여객안전공단’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보고서를 통해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가 대형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법률을 보완하고 연안여객선 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선박 노후화, 양질의 선원 부족, 선사의 영세성 등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기준 연안여객선 168척 가운데 건조한 지 16년 넘은 고선령 노후선박이 66척으로 40%에 이른다. 연안여객선 선원들의 임금은 월평균 315만 원으로 외항선(569만 원), 원양어선(677만 원), 해외취업상선(698만 원) 등 다른 선종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이는 우수한 선원의 확보를 어렵게 해 고령화와 비정규직화를 가중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58개 연안여객 선사 가운데 자본금 10억 원 미만이 47%, 보유 선박이 2척 이하인 선사가 60%를 차지했다. 이러한 선사의 재무 취약성은 채산성 악화와 무리한 비용절감으로 이어져 안전관리에 영향을 끼치고 대형사고 개연성을 증가시킨다고 KMI는 지적했다.

연안여객 수요는 세월호 사고가 난 2014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9%씩 증가하는 추세다. 소득수준 증가와 해양관광에 대한 관심 증대로 여객선 이용 국민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인프라 구축, 서비스 개선, 안전대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KMI는 “선박 현대화와 선원 임금개선 등 안전에 대한 투자를 영세한 연안여객 선사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부족을 고려하면 연안여객선의 안전성 제고를 위한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선 전담 통합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등 선진국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선박을 운영하거나 공사를 설립해 운영을 맡기고 예산을 보조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적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KMI는 “선진국들은 연안여객선을 대중교통수단으로 법제화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국가 기간 교통체계나 대중교통수단에 포함되지 않아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