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별세하면서 LG의 ‘4세대 경영 체제’가 사실상 막을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인의 외아들인 구광모(40)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은 다음 달 29일 ㈜LG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LG의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LG는 2003년 설립된 LG그룹의 지주회사다.

현재 ㈜LG의 최대주주는 구 회장(11.28%)이다. 2대 주주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7.72%)이다. 구 상무는 6.24%의 지분율로 ㈜LG의 3대 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구 상무의 지분율은 2003년만 해도 0.14%였으나 구 회장의 양자로 입적된 이후 지분을 늘려 6%대까지 올라갔다. LG그룹은 타계한 구 회장의 ㈜LG 지분을 구 상무에게 승계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구 회장 지분의 절반만 물려받아도 구 상무는 ㈜LG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실질적인 그룹 경영권을 갖게 된다. ㈜LG는 LG화학(34%), LG전자(34%), LG생활건강(34%), LG유플러스(36%) 등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30% 이상씩 보유하며 그룹의 실질적인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구 상무가 다음 달 29일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6명의 부회장단으로부터 지근거리에서 측면 지원을 받게 된다. ‘6인 부회장단’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 부회장이다. 이들은 모두 60대다. LG그룹 관계자는 “이들 전문경영인이 ‘40세 총수의 연착륙’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상무는 부회장단에 계열사별 현장 경영을 맡기고 자신은 큰 틀의 경영 좌표를 제시하면서 신성장 사업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구 상무가 주력할 미래 사업 후보군으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이 꼽힌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