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원 회의서 입찰무효 결정

부산 연제구 연산5재개발구역에서 올해 초 개정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의 첫 위반 사례가 나왔다. 재개발 과정에서 건설사가 조합원에게 이주비 같은 시공과 관련 없는 금품 등을 제공하는 풍토가 사라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연산5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4일 대의원 회의를 열어 이수건설에 대한 입찰 무효를 결정했다. 조합에 따르면 이수건설은 지난 2월 개정 시행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위반했다. 이수건설은 ▷이주 컨설팅 서비스 제공 ▷부산시 정비사업기금 대출지원 ▷기본 이주비의 70% 수준의 무이자 대출 지원 ▷추가 이주비 1000만 원 무이자 대여 ▷조합사무실 비품비 지원 등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신규 기준에는 건설사가 입찰서 작성 시 이사비, 이주비, 이주촉진비, 재건축 부담금 등 시공과 관련 없는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산5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 입찰 지침서에 신규 기준을 반영해 “시공과 관련 없는 이사비 등을 제안할 경우 입찰 무효를 결정할 수 있으며 발주자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명시했다.

연제구는 관련 내용 검토 결과 이수건설이 신규 기준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말 조합에 보냈다.

연제구 관계자는 “법을 위반한 행위는 아니므로, 이수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더라도 별도의 행정적인 제재는 들어가지 않는다”면서도 “조합이 자발적으로 기준안을 잘 지켜 다른 지역의 재개발 사업에 모범적인 선례를 남길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산5구역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시공사 선정 총회에 앞서 이수건설과 지역 건설사인 한진중공업, 동원개발이 수주를 놓고 경쟁해왔다. 이 과정에서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지역 건설사가 참여할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한다는 부산시 방침에 따라 이수건설이 다른 두 건설사에 비해 불리한 조건에서 수주를 하며 무리한 마케팅을 펼쳤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수건설은 이외에도 조합에서 공지한 입찰참여지침 내용과 달리 시공사 선정 총회 경비를 공사비 항목으로 포함하는 등 무리한 마케팅을 했다”며 “이수건설이 다른 입찰 참여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사비 등 불리한 입찰 조건을 제시한 상황이 결국 좋지 않은 결과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