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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파생금융상품 상식 <3> 블랙스완 위험 맞서 한국도 상시 대비체계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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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4-30 19:20:48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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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럽인들에게 백조(白鳥)는 당연히 흰색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18세기 호주 대륙으로 진출하면서 검은 백조(블랙스완)를 처음 발견하고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미국의 투자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저서 ‘더 블랙스완(The Black Swan)’에서 이렇게 일반적인 예상을 벗어나는 큰 충격이 금융시장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 대표적 예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다. 장밋빛 미래만 바라보던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시장이 급작스럽게 붕괴되고 그 손실이 전 세계적인 규모로 확산됐다. 그야말로 금융시장의 블랙스완이었던 것이다.

하루 평균 수백만 명의 투자자가 약 60조 원의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을 거래하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도 블랙스완 위험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장 상황이 자칫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급변하면 거래 상대방이 약속한 돈이나 증권을 지급하지 않을 결제 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지기 마련이다. 현대 금융은 특히 다양한 투자자와 상품간에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뜻밖의 블랙스완 충격이 순식간에 시장 전체의 디폴트 위험으로 광범위하게 파급될 수 있다. 결국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시장은 실패하고 더 나아가 실물경제 또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중앙청산소(Central Counter Party, CCP)는 이러한 시장 전체의 위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거래소가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거래소가 우리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거래의 채무 관계를 인수해 직접 거래 상대방이 됨으로써 결제에 필요한 돈과 증권의 지급을 보증한다. 즉, 투자자들은 거래 상대방이 아닌 중앙청산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금융상품을 사고 파는 것이다. 또한 중앙청산소는 잠재적 디폴트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 적정한 증거금(담보)을 부과하고, 위기상황 시 투입할 수 있는 충분한 재원(공동기금, 결제적립금)을 확보하는 등 고도의 위험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오늘날 금융시장은 전 세계가 투자대상이 되고 백만분의 1초(μs)의 속도를 다투는 초연결 시장이 됐다. 그만큼 금융시장의 블랙스완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국은 2009년 G20 정상회담 합의를 바탕으로 중앙청산소의 역할을 대폭 강화해 나가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도 이에 맞춰 금융시장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여러 제도와 인프라를 보강해 왔다. 그 결과 국내는 물론 유럽, 미국 등 주요 금융당국이 인증하는 적격 중앙청산소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전 세계 그 어느 금융시장도 결제 안정성에 대한 믿음과 신뢰 없이 성장할 수 없다. 우리도 한국 자본시장을 세계적인 시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튼튼한 안전판이자 지렛대로서 중앙청산소의 역할을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장내청산결제부 최재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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