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기업 비대위도 TF 구성
- 기업 96%가 재입주 의사 밝혀

2년 넘게 표류 중인 개성공단 재가동 관련 논의가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이달 말부터 본격화된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두 정상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북 경제협력(경협) 활성화에 거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공단 재가동 관련 태스크포스(TF)를 30일 구성한 뒤 입주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재가동에 필요한 사항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TF는 노동절(5월 1일) 이후부터 개성공단 시설 점검과 ‘5월 내 방북 신청’ 등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다. 신한용 비대위원장(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비롯한 입주 기업 대표들이 참여한다. 이로써 2016년 2월 폐쇄된 개성공단의 재가동 관련 작업은 2년 2개월 만에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졌다.

비대위가 재가동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개성에 연락사무소가 설치된다는 것 자체가 남북 경협의 재개 및 활성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남북 경협 로드맵인 ‘한반도 신(新) 경제지도’에 개성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다.

신 비대위원장은 “개성공단 가동을 우선 재개한 뒤 입주 기업들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그 이후 개성공단의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제도 및 법률 정비를 국회에 요구하는 등 단계별 프로세스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2016년 2월) 쫓겨나듯 짐을 쌌던 입주 기업들이 기대감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입주 기업의 96%는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면 재입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79.4%는 “개성공단이 국내외 공단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은 미래를 바라볼 때”라며 “남북 경협에 대한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재가동 논의가 이제 막 첫발을 뗀 만큼 관련 작업을 서두르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실제로 개성공단의 완전 정상화를 위해서는 유엔(UN)의 ‘대북 제재 해제’뿐 아니라 정치권의 협조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