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경협·교류 확대 가능성에
- 개성공단비대위 사업재개 채비
- 자체 TF 등 적극적 준비 나서
- 부산상의 “지역경제 새 기회”
- 협의체 구성 활용방안 모색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8 남북 정상회담’이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면서 남북 경제협력과 교류에 대한 재계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1,2차 남북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재계의 역할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다 본격적인 경협을 준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2000년 6월과 2007년 10월 각각 북한 평양에서 열린 1,2차 남북 정상회담에는 경제단체 대표와 재벌 그룹 총수 등 경제계 유력 인사들이 방북단에 포함됐다. 1차 회담에서는 한국무역협회 김재철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손병두 부회장,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이원호 부회장 등 경제단체 대표 3명이 방북해 북측과 대북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재계는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일찌감치 ’남북 경협 5대 원칙‘을 발표한 데 이어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경제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2차 회담에서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다. 또 김기문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회장과 권홍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 등도 포함됐지만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대표적인 재계 단체는 제외됐었다.

이번 2018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이 아닌 판문점에서 열리고 남북 공식 수행원도 정치 국방 정보 분야 등에 한정됐기 때문에 1,2차 때와는 달리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인사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여전히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다고 밝히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포함해서 경협 범위가 예상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대한상의는 남북 대화의 진전 상황에 따라 민간 경제 분야의 소통 채널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직간접 접촉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정상회담 이후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비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신 위원장은 개성공단 재가동이 결정되면 빠르면 2개월 내에라도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지역 상공계도 정상회담의 경과를 지켜보고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기업의 경협 방향과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부산상의 허용도 회장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기업들의 학습효과가 있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가 안정화되고 경제협력이 재개된다면 지역 경제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석주 장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