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파워캐스트 대표를 둘러싸고 갑질 경영 논란이 불거지자 CJ그룹의 3세대 3각 오너십의 명성에 흠집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누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동생 CJ파워캐스트 대표가 구축해온 남매들의 3각 편대는 재계에서도 호평이 자자할 정도로 안정적인 세대 경영 구도로 알려져 있다.

20일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재현-이미경-이재환의 삼각 편대가 재계에서 눈길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무렵부터다.

당시 이 부회장은 CJ의 해외사업과 미디어 사업을 이끌며 삼촌인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현 회장 간의 미묘한 경쟁 관계 속에서 조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부회장은 누나인데도 불구하고 업무 때는 항상 동생에게 ‘이재현님’이란 호칭을 쓰며 예의를 갖춰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집안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사업 성과의 공을 동생에게 넘기는 겸손함까지 화제가 됐다. 2016년 이 부회장은 CJ의 영상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로 세계여성상 경영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1995년 드림웍스에 투자하기로 하고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재현님은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만들고 제작사와 배급사, 그리고 케이블TV도 만들거야’라고 말했다”며 이 회장의 혜안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이재환 대표도 CJ제일제당 경영관리팀 상무로서 묵묵히 이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의 주력회사인 CJ제일제당의 실무 전반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호평을 들었다.

이런 남매의 역할 분담에 힘 입어 그룹 내 주요 의사 결정 구도가 안정적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열사를 책임지는 형태가 됐다.

당시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형제들이 모두 이 회장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며 “전문경영인들과도 역할을 잘 분담하고 있어 재계에서도 보기 드문 독특하고 안정적인 오너십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이재환 대표의 사태를 맞아 일각에서는 “명성이 자자했던 오너 일가의 리더십 명성에 얼룩이 지게 됐다”며 “경영 구도 전반에 대한 비판적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재계 인사들은 “남매들이 어떤 묘수로 위기를 극복할 지 관심이 쏠린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