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배송수수료 등 늘어난 탓
- 최저임금 여파 올해 심화될 듯

부산에 본사를 둔 마트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계속된 ‘마트 전성기’가 막을 내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탑마트’로 알려진 서원유통과 우리마트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서원유통은 지난해 매출 1조5791억 원, 영업이익 807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은 1조5028억 원, 영업이익은 911억 원이었다. 많이 팔았지만, 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급여가 70억 원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우리마트 역시 매출액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우리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1547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 1328억 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219억 원(16%)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억 원에서 7억 원 줄었다. 수수료비용(카드수수료 배송수수료 등)과 퇴직급여, 대지 임차료 등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마트는 2015년 매출액 1031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 2014년 매출액 753억 원 영업이익 29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함께 올랐다.

업계에서는 1인 가구와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매출액을 늘리기는 어려우며, 카드로 결제하고 배송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인건비가 많이 투입되는 업종이라는 점을 참고하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올해 영업이익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원유통과 우리마트는 지역 유통업계의 전설로 통한다.

2000년대 중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기업 유통 공룡들이 경쟁을 벌이며, 글로벌 대형마트인 까르푸와 월마트가 차례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중에도 두 회사 모두 굳건했다. 서원유통은 1981년 창업주 이원길(74) 회장이 창업한 3개의 소규모 슈퍼마켓에서 시작됐다.

우리마트의 하진태(57) 대표는 1997년 부산 영도구 주공아파트 상가에 660㎡ 규모 슈퍼마켓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감천점 송도점 광안점 등 부산 및 영남권 일대에 직영점 15곳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에는 290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마트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도 매출액이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고 설명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