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반대의견 2800여건 제시
- 병무청 “이름 혼동 없애려는 것”

병무청이 해양대, 해사고 등 졸업생이 군 복무 대신 수행하는 ‘승선근무예비역’이라는 명칭을 ‘승선근무요원’ 등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해양대 등 학계와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2022년 여타 대체복무제도를 폐지하면서 동시에 승선근무예비역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병무청은 최근 온라인 국민신문고 정책토론장에서 ‘승선근무예비역 용어 변경’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병무청은 승선근무예비역이 전시 등 국가 비상시에 국민경제에 긴요한 물자와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업무 등을 하는데 용어를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변경하기 위해 의견을 들었다. 구체적으로 ‘승선근무예비역’이 복무를 시작하면 ‘예비역’, 복무가 끝나면 ‘현역’으로 소속되며 복무형태는 ‘보충역’과 유사해 혼란을 초래하고 있어 승선근무요원, 승선해기사, 승선항해사 등으로 용어를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해양대, 출신 동문,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국방부가 대체복무제도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명칭변경이 장기적으로 승선근무예비역 제도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신문고 정책토론장에는 용어 변경에 대한 찬성 의견이 16건, 반대 의견이 2820건 각각 게재됐다.

이윤철 한국해양대 해사대학장은 “용어 변경을 구실 삼아 다른 대체복무제도로 포함시켜 2022년 여타 대체복무제도를 폐지하면서 동시에 승선근무예비역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속내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복무요원,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등은 일정기간 복무를 하면 병역의무가 완전히 종료되지만 승선근무예비역은 승선근무를 마치고 60세까지 전쟁 등 긴급 상황에서 국가필수선박, 지정선박 등에 강제로 동원돼야 하는 국가필수 인력”이라며 “승선근무예비역제도는 2007년 병역법 개정 당시 이미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국가필수제도로서 앞으로도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 국가의 해양 생명선”이라고 덧붙였다.

병무청 관계자는 “승선근무예비역의 존폐 결정은 국방부 장관의 권한이지 병무청은 아무런 권한이 없다. 단순히 명칭 자체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그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