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주 3000명 대규모 시위 예고

“더 이상 갈 곳도 잡을 것도 없다.” 22개월째 한일어업협상 타결 지연 등으로 경영 상황이 어려운데 정부가 고등어와 갈치의 포획 금지체장을 확대해 오히려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펼친다며 부산 어업인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선망선원노동조합은 다음 달 4일 부산 공동어시장에서 노조원, 대형선망수협,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 공동어시장, 중도매인협회 관계자 등 3000여 명이 모여 한일어업협상 타결 촉구 및 해양수산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펼친다고 28일 밝혔다. 전국선망선원노조 황춘옥 위원장은 “한일어업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대형선망의 어획금액이 2099억 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선원들의 생산수당도 대폭 감소해 생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공동어시장 종사자 등 관련 업계까지 타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어업협상은 제주 연승어선들의 일본 해역에서 반복적인 불법어업과 경색된 한일관계로 인해 타결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지역 수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치어 남획 논란으로 인해 해양수산부가 지난 23일 고등어와 갈치의 포획 금지 대상을 현행 체장 21㎝, 18㎝ 이하에서 단계적으로 30㎝, 25㎝ 이하까지 확대할 방침(국제신문 지난 26일 자 1면 보도)을 밝히면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대형선망 어선 D호의 어로장은 “어획 고등어의 평균 크기와 어획량이 매년, 매월 늘었다 줄었다 반복하는데 그물에 걸리는 수만 마리 물고기 중 몇 ㎝ 이상만 잡으라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라며 “규제를 강화해 어업인을 범법자로 몰아가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대형선망선사의 한 관계자는 “우선 한일어업협상만 타결되더라도 어업인들이 숨통이 틜 것”이라며 “현재 정부나 전문가들은 수산자원량도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하는 데다 어획량 감소 원인으로 중국어선, 고수온, 기상 악화 등의 연관성을 모른 채 무조건 어업인의 남획 탓으로 돌리며 손쉬운 규제만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산자원량이 감소하고 있다면 정확한 자원량이 얼마이고 이에 적합한 어선 숫자는 얼마인지 전문가에게 의뢰해 감척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선망선원노조는 정부가 선원들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아무런 대책 마련을 하지 않는다면 대대적인 상경 시위를 진행하는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