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민현 전 중앙대 객원교수

- ‘1국 1선사’ 글로벌 흐름 맞추고
- 원양·근해선사도 대폭 줄여야

# 해양수산부 엄기두 해운물류국장

- 민간기업 인위로 통합 어려워
- 해운업 재건 5개년 계획 곧 발표

한진해운 파산 이후 무너진 우리 해운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 2개인 원양선사는 1개, 12개인 근해선사는 2, 3개로 재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열린 ‘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또 ‘1국 1선사’로 가는 글로벌 해운업의 흐름에 맞게 현대상선, SM상선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1개 국적선사가 정부 주도로 육성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민현 전 중앙대 객원교수(박사)는 22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정책토론회(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 육성방안 논의)’에서 주제발표를 하며 이 같은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부산항의 국적 원양선사 적취율(국내 화주가 국내 선사에 화물을 맡기는 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현대상선과 SM상선 등 국적선사의 협력과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 13일 1·3면 보도)이 잇따르면서 마련됐다.

윤 박사는 국제 컨테이너선 시장은 지난해부터 유럽 선사들의 대량 발주가 시작되면서 2020년에는 공급 과잉 상태가 빚어져 2차 해운업 재편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1개의 해운국이 1개의 국적선사를 가지는 ‘1국 1선사’가 정착될 것이며 우리나라도 해운업 재건을 위해서는 흐름에 따라야 한다고 봤다. 그는 우리 해운사들이 얼라이언스(해운동맹)에 가입하기 어려운 만큼 해운선사의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분석했다. 윤 박사는 “정부가 ‘1국 1선사’ 정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정부 주도의 재건 정책이 필요하며 장기적 안목을 가진 해운백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1국 1선사’는 공적자금이 투여됐지만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상선이나 기존 선사가 아닌 새로운 형태로 꾸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해양수산부 엄기두 해운물류국장은 “민간기업에 대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통합을 유도할 수는 없고 ‘1국 1선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대상선은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특별 관리’ 기업으로 현대상선이 생존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SM상선도 민간선사로서 다른 선사와 동일한 기준과 원칙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운업 매출이 50조 원에 달했던 호황기를 5년 내 재현하기 위해 정부가 준비하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는 중소선사 지원, 컨테이너 박스 자금 지원, 터미널 확보 등을 포괄적으로 담았고 늦어도 다음 달 내 발표된다고 덧붙였다.

SM상선 김칠봉 사장과 한국선주협회 김영무 상근부회장은 국적 원양선사의 적취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화주들이 국적선사를 이용하도록 정부와 부산시가 인센티브를 주거나 장기 운송 계약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