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가 태웅 허용도 회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공석인 후임 사무처장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이갑준 상근부회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까지 유임이 확정됐지만, 사무처장 자리는 이일재 전 처장이 퇴임해 비어있다.

허 회장은 20일 “지역 상공계에서 후임 사무처장 인선에 관심이 많은데 중요한 자리인 만큼 한 달 정도 시간을 갖고 역량 있는 적임자를 선임할 계획”이라며 “외부 인사 영입과 내부 직원 승진 등을 두루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부 인사로는 회장 선거 때 허 회장 캠프에 참여했던 전직 부산상의 간부 L씨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내부 승진으로는 현 실·본부장급 등 상의 고참급 직원 다수가 물망에 오른다.

상의 안팎에서는 허 회장이 사무처장 선임에 한 달간의 유예기간을 둔 것은 당장 전직 간부를 선임할 경우, 상공계와 사무국의 반발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한 정리 수순이라는 것이다.

사무처장은 상의 사무국의 업무를 총괄하고 살림살이를 담당하는 임원이다. 따라서 회장과 상근부회장이 모두 외부인사로 구성된 상의 특성상 사무처장은 내부를 잘 알고, 직원과 소통이 잘되는 내부 승진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많다.

회장 선거 캠프 출신 인사가 사무처장으로 임명되면, 사무처장이 선거결과에 따른 논공행상의 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내부 승진의 기회 상실에 따른 조직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어 새롭게 일을 추진해야 하는 허 회장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부산지역 한 상공인은 “사무처장 자리가 마치 캠프 인사에 대한 보은의 자리가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선거 캠프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상의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라면 (사무처장을 맡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외부 인사로 볼 수도 없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한편 허 회장과 조성제 전 회장의 이·취임식은 21일 열린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