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수수료율을 적용해 부산역에서 삼진어묵 매장 퇴출 사태를 빚었던 코레일유통의 갑질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철도역사내 판매점 운영자들에게 목표 매출액에 미달한 만큼 임대수수료를 부과해온 코레일유통의 전문점 운영계약서(임대차계약서)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코레일유통은 한국철도공사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공공기관이다. 기차역 및 국철 전철역 구내에서 음식·의류·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570여개 전문점 운영 중소상공인들과 운영임대계약을 체결하고 관리한다.

공정위는 우선 월매출액이 운영자가 입찰 참가 당시 제안한 월매출액의 90%에 미달할 경우 차액분의 임대수수료를 위약벌로 납부해야 하는 조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예컨대 전문점이 제안한 월매출액이 5000만원이고 수수료율이 20%, 월 최저하한매출액이 4500만원인 경우, 실매출액은 3000만원에 그쳤다면 전문점은 임대수수료 600만원에 위약벌 300만원을 더한 900만원을 코레일유통에 납부해야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업자인 코레일유통이 부담해야 할 위험을 고객인 전문점 운영자에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매출 부진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등은 코레일유통이 자진해서 시정했다.

지금까지는 월평균 매출액이 운영자 제안 매출액의 90% 미만이거나 연간매출액이 직전년도 총 매출액의 90% 미만일 때 코레일유통은 연간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었으나 코레일은 이 약관을 삭제했다.

코레일유통은 아울러 임대수수료의 조정에 있어서 물가상승률만 고려하고 ‘조정(인상)’이라는 문안을 사용하는 등 증액만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개선했다. 앞으로 코레일유통은 매장운영과 관련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이 증감되었을 경우 계약의 내용을 당사자가 협의해 변경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문점에게 모든 위험에 대비한 보험가입을 강제하는 조항은 법률상 가입의무가 있는 보험만 가입하면 되도록 바꿨다.

공정위 관계자는 “불공정 약관 시정을 계기로 철도 역사 내 전문점 운영 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중소상공인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