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부산 주택시장 분위기가 최근 가라앉았다. 부동산 업계 종사자는 물론 시민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시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분양 등 전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부산 부동산 시장에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부산의 한 지역은 거래가 끊기고 하락 장세가 지속되자 해당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주민까지 나서 국토교통부에 ‘위축지역’ 지정을 요구하기까지 한 상황이다.

시장은 위축됐지만 올해 예정된 부산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1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부산지역 분양 예정 물량(임대·오피스텔 제외)은 3만8761가구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지역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시장 전망은 부동산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도 하다. 1년 전만 해도 전국 최고 수준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부산이지만, 분위기가 꺾인 현재 상황에서 3만 세대가 넘는 분양 물량은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준이 아니라는 전망이다. 결국 청약 결과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으나, 결과에 따라서는 하락폭이 둔화될 수 있는 동력이 생길 수도 있지만 낙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커 부동산 시장 추이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몇 가지 예측은 가능하다. 우선 초과 공급으로 낙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분양 계획 물량과는 별도로 부산시내 입주 예정 물량은 1만5000세대로 집계됐다. 이미 2~3년 전 분양 물량이 입주로 이어진 것이다. 2019년 입주 예정 물량은 2만4000세대에 이른다. 정부 규제 등 여러 이유로 가격이 조정받는 상황에서 물량이 쏟아지면 하락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투기적 수요에 의한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급을 앞둔 분양 아파트는 기존 주거지 중심지역 내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운대구·부산진구 등 청약 광풍이 불었던 지역이다. 마지막으로 재미를 보겠다는 투기적 수요가 청약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투기적 수요가 붙으면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고, 이는 과열로 이어진다. 부산이 다른 지역보다 청약경쟁률이 3배 정도 높았다는 경험이 이를 증명한다. 실수요 없는 거품 청약이 시장을 주도하고 낙폭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예측이 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부동산업계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주택·도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