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이어폰 끼면 동시통역
- 삼성, 카메라 비추는 즉시 번역
- 카카오, 문체 구분 기능도 탑재

스마트폰 카메라로 일본어 문장을 비추자 한국어로 즉시 번역돼 화면에 표시된다. 해외 여행 중 무선 이어폰을 끼고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보면 영어로 된 답변을 한국어로 들을 수 있다. 한국어의 높임말과 예사말을 구분해 다른 언어로 번역해주기도 한다.

	삼성전자 갤럭시S9의 카메라 번역 기능

인공지능(AI) 통·번역 서비스를 통해 현재 구현할 수 있거나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모습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르게 진화하는 AI 기술이 자동 통·번역 서비스 및 플랫폼에 속속 적용되고 있다. 국내외 주요 IT 업체들은 특화된 기능을 앞세워 해당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인간에게 외국어 학습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AI 통·번역, 인간 능력에 근접

	구글 동시통역 이어폰 ‘픽셀버드’

15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됐거나 출시를 앞둔 대부분의 통·번역 서비스는 ‘신경망 기계번역’(NMT)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의 뇌가 학습하는 과정을 본뜬 이 기술은 문장 전체의 정보를 사용해 문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단어나 구 단위를 쪼개서 번역하는 ‘통계 기반 기계번역’(SMT) 기술보다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MT는 구글이 2007년 개발한 통·번역 기술이다. 통계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각종 오류에서 자유롭지 못 했다. 가령 쇠고기 요리인 ‘육회’를 ‘Six times’(6회)로 번역하는 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보고서를 보면 원어민의 언어구사 능력을 100점으로 볼 때 전문 통·번역사는 90점, NMT는 70점, SMT는 40점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카카오는 자사의 AI 플랫폼 ‘카카오아이(Kakao I)’를 활용한 신개념 번역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한다. NMT 기술이 적용된 이 서비스의 명칭은 ‘카카오아이 번역’으로 확정됐다. 가장 큰 특징은 국내 번역기 중 처음으로 문체(文體) 구분 기능이 탑재된다는 것이다. 외국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예사말과 높임말 등 번역문의 스타일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다. 동영상 외국어 자막을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기능도 들어간다.

네이버는 NMT 기술을 적용한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Papago)를 이미 지난해 8월 내놓았고, 동시통역 무선 이어폰인 ‘마스(MARS)’를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마스는 지난 1월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2018’에 출품돼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두 사람이 이어폰 한 쌍을 나눠 낀 뒤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를 하면 통역을 해주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카메라로 특정 문장을 비추기만 해도 번역해주는 기능을 올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에 담았다.

LG전자는 최근 출시된 ‘V30S 씽큐’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와 유사한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AI가 언어장벽도 허무는 시대

	네이버 동시통역 무선 이어폰 ‘마스’

AI 통·번역 서비스는 해외 주요 업체와 비교하면 ‘뒤늦은 출발’로 평가받는다. 2007년 ‘구글 번역기’(SMT 방식)를 내놓은 구글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글자를 비추면 다른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워드렌즈’ 서비스(NMT 방식)를 지난해 3월 선보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40개 언어를 통역해주는 이어폰 ‘픽셀버드’를 출시했다. 아마존은 2015년 미국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파바’를 인수하며 통·번역 시장에 뛰어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4년부터 실시간 음성번역 서비스인 ‘프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AI가 언어장벽을 허물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는 만큼 통·번역 서비스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석주 기자

◇ 국내외 주요 AI 통·번역 서비스 업체 제품 및  서비스명 출시 시기 특징 카카오 카카오 아이 번역 올해  상반기 (예정) 높임말 등 문체 구분. 동영상 외국어 자막 실시간 번역 네이버 마스 연내 (예정) 이어폰 낀 채 동시통역 가능. 코드 프리(무선) 방식 삼성전자 갤럭시 S9 카메라 올해 3월 특정 문장 비추면 자동 번역. 34개 언어 지원 구글 픽셀버드 2017년 10월 실시간 음성 번역 서비스. 40개 언어 지원 ※자료 : 각 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