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상선에 공적자금 1조 투입
- 해양진흥공사 선박 발주도 편중

- SM상선 공동운항 제의 거부 등
- 글로벌 선사 몸집불리기도 역행
- 금융권 지원도 제대로 되지않아

- “국적 원양선사 협력 체제 유지
- 합병 통한 규모경제 시급” 지적
- 부산시도 지역기업 SM 지원을

일본 해운 3사(NYK, MOL, K라인)는 다음 달부터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로 통합돼 컨테이너 사업을 펼친다. 중국 국유 해운사였던 차이나시핑을 합병한 중국 해운사 코스코는 올해 홍콩 해운사 OOCL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세계 1위인 머스크는 함부르크쥐드(독일)를, 세계 3위인 CMA CGM(프랑스)은 싱가포르의 NOL을 각각 인수했다. 이처럼 글로벌 해운업계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운임은 낮추고 있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이 부산신항에서 화물을 싣고 정박해 있다. 국제신문 DB(왼쪽), SM상선 선박이 짐을 싣고 중국 상하이를 향해 운항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1국가 1선사’ 로드맵 없어

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대상선과 SM상선을 장기적으로 어떤 관계로 육성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 원양해운산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외국처럼 몸집 불리기를 위해 대표선사 한 곳만 두는 ‘1국가 1선사’ 체제로 갈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1국가 1선사’ 체제로 간다면 현대상선과 SM상선 등 두 개의 국적 원양선사가 협력 체제로 유지되다 통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M상선은 최근 공동운항을 현대상선과 현대상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제의했지만 거부당하면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힘들어졌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화주들에게도 SM상선에 대해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사업 초기 몇 년간은 적자를 예상했고 투자라는 개념으로 생각하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확대 해석해 금융권 지원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이달 중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160~170곳 되는 벌크선사에 대한 지원 방안과 장금 고려 흥아 등 연근해 선사와 원양선사 지원 방안, 부산항 터미널 지분 확보, KGTO(한국글로벌터미널운영사) 계획 등 분야별 육성 전략이다.

■현대만 지원… SM 불만 고조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이 추진되면 현대상선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이미 국가 돈이 1조 원 이상 들어간 곳”이라며 “현대상선 육성이 돈 회수만이 목적이 아니고 한국 해운산업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는 7월 부산에 설립되는 한국해양진흥공사도 현대상선 지원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도움을 받아 올 상반기 내 2만2000TEU급 선박 12척, 1만4000TEU급 선박 8척 등 총 20척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부가 장기적인 원양 해운 정책 로드맵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현대상선 지원이 예상되면서 SM상선 홀대론이 나오고 있다. 올 초 본사를 부산 중구 중앙동으로 이전한 SM상선은 지역 기업이다. 파산한 한진해운의 선박·항만시설·인력 등 자산을 인수해 아시아와 미주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해운 강국을 만들었던 한진해운의 DNA가 살아있는 해운사인 셈이다. SM상선이 규모가 적은 신생회사지만 오는 5월 미주 서안 서비스를 단독 개설할 수 있는 것도 한진해운 출신의 인재들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공적자금이 들어간 현대상선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자 SM상선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SM상선을 부산으로 유치하기 위해 힘썼던 부산시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SM상선은 최근 시에 정부 해운정책에 공정한 지원 방안을 요구했고 새로운 선박을 발주할 수 있도록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부산항 발전협의회 박인호 공동대표는 “SM상선이 민간기업이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부산 금융권의 지원과 부산지역 화주들도 지역 기업인 SM상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은정 정유선 기자 ejlee@kookje.co.kr

산업은행 최대 주주 SM그룹 공적자금 투입 특징 한진해운  자산 인수 안됨 (2M과 협력관계) 해운동맹  가입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