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이주열(66·사진)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을 결정했다. 한은 총재의 연임은 김성환(1970~1978년) 전 총재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이 총재가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추가로 4년간 한은을 이끌게 되면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급격히 바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 역전과 가계부채 증가세 등 대내외 경제상황에서 보다 정밀한 통화정책을 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연 1.50%에서 동결된 상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책금리를 연 1.25~1.50%에서 연 1.50~1.75%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 경우 한미 금리는 2007년 8월 이후 10년7개월 만에 역전돼 한은의 통화정책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미국의 통상압박과 1450조 원대로 불어난 가계부채 등도 고민거리다. 전문가들은 이 총재가 연임되면 완화 정도를 축소하는 현재의 통화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총재는 청와대의 연임 결정 발표 후 기자간담회에서 “4년 전에 처음 지명받았을 때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러 가지 대내외 여건이 워낙 엄중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기쁨보다 책임의 막중함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강원 원주 출신으로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 한국은행에 입사한 이후 조사국장과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를 거쳐 2014년 총재로 임명됐다. 이 총재의 새 임기는 다음 달부터 4년간이다.

손균근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