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일부터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다. 3주택 이상 보유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는 물론이고 기본세율에 20%포인트 가산된 세금을 부담해야 하므로 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3주택 이상 보유자라 해서 모두가 중과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중과 제외 주택이 되는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보유주택 중 수도권·광역시·특별자치시(광역시·특별자치시 소속 군 및 읍면지역 제외) 외의 지역에 소재하는 주택 중 양도 당시 기준시가가 3억 원 이하일 경우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유주택 수 계산에서도 제외된다. 올바른 중과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지역 기준뿐 아니라 가액기준도 동시에 신경 써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부산 해운대구 A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김 씨는 부산 기장군 소재 B 아파트와 경남 김해시 C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3주택 보유자다. 조정대상지역인 해운대구의 A 아파트를 매도할 때 중과세 여부는 B와 C 아파트의 가격에 달려있다.

즉, B와 C 아파트 둘 다 공동주택가격이 3억 원을 초과하면 중과 대상 보유 주택 수 계산에 모두 포함되므로 김 씨는 A 아파트 매도시 기본세율에 20%p(3주택 중과) 가산된 세 부담을 져야 한다. B 아파트는 3억5000만 원, C 아파트가 2억 원이라면 중과대상 보유 주택 수는 C 아파트를 제외한 2채이므로 A 아파트 매도 시 기본세율에 10%p(2주택 중과) 가산된 세 부담을 지게 된다. 만약 B와 C 아파트의 공동주택가격이 3억 원 이하라면 중과 대상 보유 주택 수 계산에서 둘 다 제외된다.

김 씨가 A가 아닌 기장군 소재 B 아파트를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중과세 여부는 어떻게 될까. 기장군은 조정대상지역이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B 아파트의 공동주택가격이 3억 원 이하라면 A와 C 아파트 보유 여부를 따질 필요 없이 무조건 중과세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B 아파트 가격이 3억 원을 초과한다면 C 아파트의 가격에 따라 기본세율에 10%p 또는 20%p 가산 여부가 판가름난다. 즉, C 아파트 공동주택가격이 3억 원 이하라면 중과 대상 주택 수 계산에서 제외돼 중과 대상 주택 수는 2채가 되므로 10%p가 가산된 세금을 부담하면 된다. 만약 C 아파트의 공동주택가격이 3억 원을 초과한다면 중과대상 보유주택 수가 3채가 되므로 기본세율에 20%p 가산된 중과세를 부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김씨가 경남 김해시에 소재한 C 아파트를 매도한다면 중과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김해시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상근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