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부터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해 ‘우수 인재’를 선발한다. 최근 ‘AI 채용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 SK하이닉스 사례와 맞물려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는 다음 달 말 접수가 시작되는 공채 입사지원자의 자기소개서 심사 때 AI 시스템을 처음으로 적용한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롯데정보통신이 국내 언어처리 전문 기업과 함께 개발한 플랫폼이다. AI가 자기소개서를 ▷인재상에 대한 부합도 ▷직무 적합도 ▷표절 여부 등 3가지 방향으로 분석한 뒤 ‘조직과 직무에 어울리는 우수 인재’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AI의 심사 결과는 인사 관련 최종 결정권자에게 도움을 주는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 시스템을 백화점과 마트의 인재 채용에 우선 적용한 뒤 도입 계열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의 이번 조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IT 영역을 넘어 경영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SK주식회사 역시 지난달 말 자사의 AI 플랫폼인 ‘에이브릴(Aibril)’을 SK하이닉스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시범 적용했다.

AI를 통한 ‘인재 선발’ 플랫폼이 오류 발생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이브릴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인당 3초에 불과했다. ‘속전속결’ 방식의 일률적인 심사 탓에 자칫 지원자 고유의 개성 등이 묻힐 가능성도 있다.

롯데는 자기소개서 데이터 축적과 알고리즘 정교화에 힘을 쏟기로 했다. SK주식회사도 자기소개서 데이터를 꾸준히 추가해 오류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