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시장 진입 기준 개편
- 실적 위주서 성장 잠재력 중시
- 위원장·본부장 내달 분리선출
- 파생상품시장 신상품 대거 확충

한국거래소가 증시 개장 전 1시간 동안 이뤄지는 ‘시간 외 거래’를 해외 거래소들이 시행 중인 ‘30분 이하 체제’로 변경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등의 글로벌화를 추진한다. 기업의 코스닥시장 진입 기준은 실적 위주에서 성장 잠재력 중심으로 개편된다. 위원장과 본부장 분리 선출 등 코스닥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다음 달 완료되고, 파생상품시장에는 신상품 라인업이 확충된다.

한국거래소(KRX)는 7일 정지원 이사장 취임 100일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KRX 운영방향’을 발표했다. 당일 시가(始價)를 결정하기 위해 정규장 개시 전 60분간 이뤄지는 ‘시가단일가매매’를 올해 3분기부터 30분 이하로 단축한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을 글로벌 선진 자본시장으로 만들고 시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간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시가단일가매매 시간이 1시간으로 정해져 있는 데도 해당 매매가 개시 후 5분(오전 8시~8시5분)과 마감 전 5분(오전 8시55분~9시)에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돼 왔다. 이 때문에 예상체결 가격과 당일 실제 시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거나 시세 관여행위 등의 발생 우려가 높았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현재 시가단일가매매 시간은 독일과 영국 증시의 경우 10분, 홍콩·싱가포르·대만 증시는 30분이다.

거래소는 또 코스닥시장 위원장과 코스닥시장 본부장 분리 선출을 다음 달 말 정기 주주총회 이전까지 마무리 짓는다. 코스닥시장 위원장은 외부 인사로 선출될 전망이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상장심사 조직과 공시조직 등이 지금보다 확대된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을 지원하기 위한 조처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 내 최우수 인력을 코스닥 관련 조직에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IT(정보기술)와 의약·바이오 등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상장심사 방안도 마련된다.

올해 파생상품시장에는 KRX300 선물과 코스닥150 옵션, 금리선물 등 신상품이 대거 상장된다. 이 역시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파생상품 특유의 리스크 확대를 막기 위한 것이다. 결제 안정성 제고와 위험관리 기능 강화를 위한 인프라도 마련된다. 올해 6·13 지방선거 등으로 검증되지 않은 테마주들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는 4월부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시장감시 시스템이 가동된다.

정 이사장은 “변화와 혁신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거래소도 패러다임 변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