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 떨어진 해상의 어선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장거리 해상안전통신망이 구축된다. 또 어선위치발신장치 전원을 끄는 등 임의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어선안전장치 봉인제도’가 도입되고, 어선이 특정수역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는 지오펜스(GEO-fence)도 설치된다.

해양수산부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연근해 조업 어선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391흥진호의 북한 나포 사건으로 불거진 어선안전관리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해수부는 내년까지 35개 지점에 통신기지국(LTE-M통신망)을 만들어 육상에서 최대 200㎞ 떨어진 해상에서 조업하는 어선과도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 2020년까지 디지털 중·단파망(D-MF/HF) 기지국 3개소를 만들어 육상에서 1500㎞ 떨어진 곳에서도 위치정보를 받을 수 있는 해상안전통신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기존 장비로는 최대 100㎞까지만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선이 이 이상을 벗어나면 무전으로 위치를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상당수 어선이 불법조업 사실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해 위치를 허위로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또 EU(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어선안전장치 봉인제도’를 국내에 도입, 조업위치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임의적으로 위치발신장치 등 어선안전장치의 전원을 끄거나 조작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어선안전장치의 봉인 여부를 확인한 뒤 검사합격증을 교부하고, 봉인이 훼손되는 경우 불법행위가 있었던 것을 간주해 행정처분을 내리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이 밖에 월선 나포사고 시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관리단, 해경, 해군 등 기관 간 협업체계를 구축해 북한 인접수역 등 월선관심수역을 함께 관리하고, 북한 인접수역으로 월선할 경우 경보음이 울리는 지오펜스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는 1일 평균 1만8000여척의 어선이 조업을 하고 있으며 이 중 4000여척은 원거리 조업에 나서고 있다. 동해 저도어장, 서해5도 어장 등 북한접경수역에서도 매일 250여척의 어선이 조업하고 있어 특수 상황에 대비한 안전대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10월 20일 경북 울릉도 북동방 해상에서 연락이 두절된 391흥진호가 북한에 나포된 뒤 일주일 만에 송환된 바 있다. 당시 우리 정부가 나포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최완현 어업자원정책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연근해 조업어선 안전관리체계 전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면서 “지오펜스 기능은 올해부터 3개년 계획으로 준비해 2021년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