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 3명, 표 확보 전력 다할 듯
- 간담회서 결정 월권 논란도 숙제

부산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추대를 위한 의원 간담회가 오는 26일로 잡히면서, 열흘 남짓한 남은 기간이 차기 상의 회장 선출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는 현재의 22대 의원들이 참석하는 행사여서 형식상 엄격히 말하면 차기 회장 후보 추천 자리이다. 의원 간담회를 통한 합의 추대인 셈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표 대결을 하는 경선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남은 기간 동안 각 후보 간 양보할 수 치열한 ‘득표전’이 예상된다.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당사자가 합의해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합의에 이르기에는 견해차가 너무 크다”며 “의원 간담회 외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언제라도 수용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날 만남에서 후보자 3명은 간담회 개최 방법에는 동의하면서도 개최 일자를 두고 상당한 견해차를 보였다. 코르웰 김성태 회장은 2월 초, 동일철강 장인화 회장은 1월 말, 태웅 허용도 회장은 18일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보자 3명 모두 지난 10일 첫 만남에서 차기 상의회장 합의 추대를 위한 절차, 방법, 시기를 조 회장에게 일임한다는 동의서에 서명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두 차례 만남에서 극심한 갈등을 표출한 상황에서 약속을 어기고 오는 3월 12일로 예정된 23대 부산상의 의원 임시총회까지 선거를 끌고 가더라도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의원 간담회에서 회장 추대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후보자 3명 중 2명이 전격적으로 양보를 하지 않는 이상, 참석 의원이 거수든 무기명 투표든 표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편 가르기, 줄 세우기 등 심각한 경선 후유증은 피할 수 없다.

23대 회장을 22대 의원이 선출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도 여전하다. 상의 정관에는 부산상의 회장은 새로 선출된 상의 의원이 임시총회에서 결정하게 돼 있다. 결국, 후유증을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신임 상의 의원의 결정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한 상공인은 “현 상의 의원 60~70%가 차기 상의 의원이 된다고 하지만 나머지 30%는 대표를 선출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셈”이라며 “이번 선거는 역대 선거 중 가장 갈등이 심해 임시방편으로 조기 경선을 치르지만, 앞으로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는 새 회장이 중심이 돼 합의 추대 원칙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