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의는 9일 조성제 회장 주선으로 코르웰 김성태(69) 회장, 동일철강 장인화(56) 회장, 태웅 허용도(69) 회장 등 공식 출마후보 3명이 만나, 차기 회장 추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에서 세 후보는 합의 불발 시 추대 방법과 절차, 시기에 대해서는 조 회장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했다. 각 후보가 합의 추대 원칙에만 의견을 같이했을 뿐, 추대 방법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결국 조 회장에게 결정권을 넘긴 것이다.

조 회장은 이날 후보끼리 합의하는 방법이 최선인 만큼 늦어도 오는 15일까지는 합의해 달라고 최후 통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후보는 이에 따라  11일 한 차례 더 만남을 갖고 합의 추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극적인 합의 추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만남 횟수가 늘어난다고 쉽게 이견을 좁히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두 차례 만남에도 후보 간 합의가 불발될 경우, 조 회장은 원로 회장단과 상의 회장단 등 회장단 결정보다는 118명의 상의 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임시의원 총회를 소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임시의원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합의 추대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냐는 것이다. 23대 회장을 22대 의원이 뽑는 것은 월권이라는 주장과 표결을 통해 추대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경선이나 다름없어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지역 한 상공인은 “각 후보 진영이 치열한 선거 운동을 벌이면서 지금도 적지 않은 기업인이 사업 연관성과 친분 등 여러 측면에서 고충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표 대결을 하는 경선이 치러지면 후유증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성제 회장은 “22대 의원 중 최소 60% 이상이 23대 의원을 맡을 가능성이 커 월권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며 “임시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세 후보에게 적임자를 추천하기 위한 절차로 후유증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