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금융 중심지 이미지 높이고
- 비슷한 기관끼리 클러스터 효과

- 해수부, 연 4억 임대료에 난색
- 선사 모인 중앙동 일대도 거론

오는 7월 부산에서 출범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사무실을 어디로 결정할 지를 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부산시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출범을 앞두고 입지 선정을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오는 7월 출범하는 해양진흥공사는 기존에 있던 한국해양보증보험과 한국선박해양까지 흡수하면서 산업 정책 지원뿐 아니라 금융 지원까지 맡는 해운산업 전담지원기관이다.

부산시 측은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해양진흥공사를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해양보증보험과 한국선박해양도 BIFC 13층에 입주한 상태이며, 해양진흥공사의 입주로 부산이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중심지라는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BIFC(63층·298m) 내 남아 있는 공간은 9~11층, 63층으로 총 4개 층이다.

문제는 비싼 임대료다. BIFC 1개 층(약 3074㎡)의 월 임대료는 3900만 원, 연간 임대료로 환산하면 4억6800만 원이다. 해수부 측은 현재의 임대료 수준으로는 BIFC 입주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에서는 2개 층을 사용할 경우 공유면적 등을 고려하면 연간 15억 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임대료를 인하해주면 모를까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연간 임대료 차이가 너무 나면 입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양진흥공사는 해운·금융기관인데 금융중심지인 BIFC에 못 들어가면 해운회사들이 많은 중구 등지로 입주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중·동구, 해운대구까지 두루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구 초량동 메리츠타워나 중구 한진해운 빌딩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중구 중앙동 일대는 국내 선사들이 모여 있어 한국 해운업계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중앙동 인근 빌딩 연간 임대료는 BIFC에 비해 1억 원 정도 저렴하다. 해양진흥공사 입지는 내달 출범하는 설립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만일 시가 해양진흥공사만 BIFC 임대료를 할인해줄 경우 다른 입주기관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역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양진흥공사가 성공적으로 출범하려면 성격이 비슷한 기관끼리 클러스터 형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임대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문현금융단지에 입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선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