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산과학원 “금어기 1월로 통일”
- 해수부, 공동조업수역 설정 제안
- 울산 어민 거부 입장 밝혀 무산

‘겨울 진미’인 대구의 부산과 울산지역간 포획금지기간(금어기)을 달리해 야기된 부산 어민들의 불만(본지 지난해 10월 20일 자 1면 보도)이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공동조업수역’을 설정해 부산 어민들이 울산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서로 협의할 것을 제안했지만, 울산 어민들이 동의하지 않아 결국 없던 일이 됐다.

4일 기장군에 따르면 울산시와 대구 금어기에 따른 공동조업수역 설정에 관한 여러 차례 협의에서 지난해 연말 일부 울산 어민들이 동의하지 않아 결국 올해 대구 금어기는 부산, 울산 각각 1월과 3월에 시행하게 됐다.

2015년까지 대구의 산란기 자원 보호를 위해 부산 울산 경남 모두 금어기는 모두 1월이고 이 외 전국은 3월이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울산 어민들이 지역 정치권의 힘을 빌려 “울산은 대구 산란장인 경남 진해만, 부산 가덕도와 떨어져 있으니 1월에도 잡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해수부에 요구했다. 이에 해수부는 2016년 5월 울산의 금어기만 3월로 변경하는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시행했다. 결국 지난해 1월 부산과 울산 어민 간의 갈등이 폭발했다. 대구 성어기인 1월에 울산 어민만 대구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산 울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대구는 산란 시기가 모두 같은 동일 계군이어서 전국의 금어기를 1월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해수부는 이를 무시하고 시행령을 강행했다. 부산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해수부는 대책으로 부산 울산 각 지자체간 ‘공동조업수역’을 설정해 부산 어민들이 울산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서로 협의할 것을 제안했지만, 울산 어민들이 동의하지 않아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부산의 한 어민은 “대구는 겨울이 제철이라 가장 수요가 많고 어획량이 많을 때이다. 하지만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바다에서 울산 선적 어선은 대구를 잡는데, 부산 선적 어선이 잡으면 단속 대상이 된다”며 “형평성에 불만을 느낀 일부 부산 어민들은 대구를 잡아 해상에서 울산 어민들에게 팔아넘기기도 한다. 결국 정부가 불법을 조장하는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대구 어획량은 2015년 7820ｔ에서 2016년 4994ｔ,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4511ｔ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어 자원 관리가 시급한 어종으로 꼽힌다. 해수부 관계자는 “다음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개정 시에 전국의 대구 금어기 1월 일원화를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