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유·취사용 LPG 값도 올라
- 가정마다 연료비 부담에 한숨
- 중동 정세 불안으로 더 오를 듯

이달 초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로 보일러 기름을 주문했던 A 씨. 200ℓ 한 드럼에 18만 원으로 지난 1월(15만5000원)보다 2만, 3만 원 정도 오른 가격에 깜짝 놀랐다. 게다가 최근 보일러 기름 잔여량을 확인해 보니 난방과 온수 조금 쓴 게 다인데 벌써 절반 이상 줄었다. 기름값이 감당 안 되자 히터에 전기장판까지 동원했지만 동장군을 피해가기엔 역부족이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부산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529.69원(ℓ당)으로 지난 23일 예측 발표한 12월 셋째 주 휘발유 가격인 1529원보다 0.5원 상승했으며 전주(1526원)보다는 3원 정도 올랐다. 전국 평균 가격은 1541.50원으로 전주 대비 2.2원 상승하며 21주 연속 올랐다.

특히 등유는 전주보다 3.0원 오른 886.3원이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월별 등유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848.05원보다 40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이는 지난해 11월보다 7.2% 오른 수치이다. 취사용 LPG 가격 역시 전년 대비 14.9%나 상승했다. 등유는 난방용 보일러에, 취사용 LPG는 조리용 가스레인지 등에 사용되는 연료로, 이들의 가격 상승은 서민의 겨울철 연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별 휘발유 가격을 살펴보면 최저가 지역인 경남은 1520.4원으로 최고가 지역인 서울(1637.3원)보다 116.9원 낮았다. 울산은 1526원으로 전주(1523원) 대비 3원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인데 세계 경제 회복과 함께 석유 수요는 늘고 중동 정세는 불안하다 보니 올 하반기 상승 폭이 특히 컸다”며 “미국의 셰일 오일 개발로 내년 2분기에는 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당장 이번 겨울을 나야 하는 서민들의 부담을 더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할 듯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4.5달러 올랐다. 물론 그사이 등락을 거듭했지만 주유소의 기름 판매 가격만은 계속 상승했다. 주유소 업계는 “정유사로부터 공급받은 유류의 재고소진이 길고 가격의 상하방 경직성 때문에 주유소의 기름 판매 가격 상승이 일정기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내유가는 당분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