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개혁보다는 갑(甲)질 근절이 오히려 경제민주화 본령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6개월을 맞은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갑질 근절은)국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만큼 내년에는 신고민원 처리에 집중하겠다. 공정위 캐비닛을 비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갑질 근절과 관련, “가맹·대리점·유통·하도급 등 4대 영역 갑질 근절 대책 중 2개는 발표했고, 연내 하도급 대책이 나올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대리점 분야까지 나오면 4대 영역 대책이 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도 “대·중소기업 간 힘의 불균형으로 인한 불공정한 거래 조건에서 파생되는 성과의 편향적 배분이 우리 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면서 “공정위는 앞으로 대·중소기업 간 거래 조건 합리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은 송년 간담회에서 재벌 개혁과 관련, “4대 그룹을 ‘불태울’ 생각은 없다”라며 “적절하게 레노베이션(수리)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휴대전화 컬러링을 프랑스 혁명에 관한 노래 ‘The Palace Of Versailles(베르사이유 궁전)’로 바꿨다고 소개한 뒤, “프랑스 혁명의 노래지만, 혁명의 덧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취임 초기에 팔을 비틀어 하는 개혁은 결국 실패의 길로 들어선다. 6개월 이내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발상으로 지난 30년간 개혁이 실패했다. 절대로 그렇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벌들의 자발적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